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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이야기]혼인의 의미와 역사(1)

김형태 변호사

김형태 변호사

김형태 변호사

  • 승인 2014-07-21 13:52

신문게재 2014-07-22 16면

▲김형태 변호사
▲김형태 변호사
대답조차 필요 없는 당연한 일에 대하여 질문을 하는 것은 때로 당혹스럽기도 하다. 바로 혼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그렇다. 혼인은 세계의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는 중요한 사회적 제도의 하나이다.

그러나 모든 나라에 전부 존재하는 것일까?

지금부터 혼인의 의미를 역사적, 사회적, 법적인 관점에서 돌이켜 보자. 혼인제도는 세계의 보편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이러한 보편적인 현상인 경우에도 예외는 존재하는 것이다.

얼마 전 TV에 방영되어 잘 알려진 바로 중국 남서부 윈난성에 있는 인구 3만명 정도 되는 나족의 경우이다. 이들은 혼인제도가 없다. 가족구성원이 주로 어머니 쪽 친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들 안에서 평생 함께 살게 된다. 이들의 경제활동과 생활은 어머니 쪽 가계가 주도하며 아버지 쪽은 전혀 관계가 없다.

심지어 이들은 아버지가 누구인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남녀관계가 다른 사람들 모르게 은밀하게 한 밤중에만 치러진다. 그리고 이러한 남녀관계가 오래 지속되는 것에 대하여 권장되지도 않는다.

중국 정부는 1959넌 이후 일부일처제를 도입해서 사생아 출산에 대하여 벌금을 부과하려 하였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한다. 또한 19세기경 인도의 하위 카스트집단은 나야족의 경우에도 혼인제도가 없었는데 그 이유는 나야족의 남자들은 인도 내 국가들 간에 전쟁이 벌어지면 고용되어 전쟁에 나갔기 때문에 나야 족 내에 남자가 적은 탓에 부족의 인구증가를 위하여 아예 혼인 제도를 없앤 것이다.

그러면 현재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동성혼의 예는 없을까?

이러한 동성혼 역시 예전에 존재한 제도이기도 하다. 물론 드문 예이고 때로 이성혼의 변칙적인 모습으로 존재했던 것이다.

북아메리카의 대평원에 살던 샤이엔 족의 경우 결혼한 남자가 제3의 성별인 '두 영혼'에 속하는 생물학적인 남자를 두번째 아내로 맞아들이는 것을 허용하였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아잔데족의 경우에 여자아내와 마찬가지로 소년아내라는 제도를 허용하여 동성혼을 인정한 예도 있다.

사실 혼인제도란 말 그대로 사회적 제도인 것이다. 워낙 보편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혼인하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고 있지만 결혼 후 나타나는 여러 가지 결혼 생활의 문제점은 오늘날의 혼인제도가 과연 성공적인 제도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남녀결합의 문제에 있어서 인류가 만든 제도 중에는 그 이상 좋은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 것도 사실인 것이다. 혼인의 본질은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즉 성적 결합인 동시에 경제적인 결합체라는 사실이다.

원래 인류는 최초의 수렵생활로부터 농경생활에 이르기까지 발전해 오면서 남녀의 성별에 따른 경제적 활동의 분업이 존재하였다. 그리고 경제적 활동의 분업에 따른 생산물의 공유가 필요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혼인제도가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더 나아가 인류의 경우 유아들이 성장에 필요한 기간이 다른 동물이나 영장류에 비하여 훨씬 길었기 때문에 그만큼 유아성장에 있어서 여자의 부담의 컸고 그 부담을 다른 사람이 함께 짊어져 주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에 남녀 결합이라는 혼인제도가 필요하였던 것이다.

혼인제도는 이처럼 유아들의 성장을 중심으로 남자와 여자 사이의 성적ㆍ경제적 결합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 사랑이라는 좀 더 보편적인 의미가 첨가되었고 이것이 이러한 인류학적인 요인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계속)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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