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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알고 지킵시다] 수면장애

가지각색 잠버릇… 심할땐 꼭 건강상태 체크해야 주기성사지운동증ㆍ수면무호흡증 등 질환에 대한 신체반응 우려

정성훈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정성훈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승인 2014-07-21 14:30

신문게재 2014-07-22 9면

▲ 정성훈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정성훈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람은 누구나 잠을 청하기 위한 고유의 수면 습관을 가지고 있다. 옆으로 누워야 잠이 잘 온다는 사람, 베개를 안고 자야 잠이 쉽게 든다는 사람 등 모두 제각각이다. 이 중 특정 자세나 잠버릇은 자신도 모르는 질환에 대한 신체 반응이거나, 수면장애의 증상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옆의 사람을 발로 차는 잠버릇은 '주기성사지운동증'이라는 수면장애의 증상일 수 있으며, 옆으로 자는 자세 또한 코골이나 허리에 이상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잠버릇이 이상하다고 생각되면 그냥 '잠버릇이 험하다'고 넘길 것이 아니라 병원을 찾아가 수면장애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나 곤하게 낮잠을 자다가 팔이나 다리를 움찔하면서 깬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의학적으로 '수면 놀라움(sleep start)' 이라 부르는 현상으로, 잠이 들려고 하다가 깜짝 놀라서 깬다는 의미이다. 대개 팔이나 다리를 움찔하지만 몸 전체를 움찔하는 경우도 있고, 소리를 지르면서 깨기도 한다. 이때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빨라짐을 느끼기도 한다.

수면 놀라움은 정상인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수면장애가 아니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수면과 각성은 정교하게 맞물려 조절되지만 가끔 톱니바퀴가 어긋나기도 한다.

잠들기 전에 다리가 불편하다고 하면서 주위 사람에게 주물러 달라고 하거나 스스로 다리를 주무르는 사람들이 있다. 심한 경우 방망이로 두드리는 사례도 있다. 그렇다고 평소에 다리가 불편한 것은 아니다. 일어나서 걸을 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이러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의 얘기다. 이러한 증상을 '하지불안증후군' 이라고 한다.

보통 저녁 시간에 심해지는 하지불안증후군은 종아리 근육 사이로 뭔가 지나가는 듯한 느낌과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질환으로 주물러주거나 근육을 움직이면 바로 좋아지는 특징을 가진다. 50대 이후에서 흔히 나타나며, 유전성이 있어 가족 모두가 하지불안증후군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옆으로 누워 자면서 다리 사이에 뭔가를 끼워야 편안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똑바로 눕는 자세보다는 옆으로 눕는 자세가 척추에 부담을 적게 주므로 편한 자세가 되는데 여기에 다리 사이에 베개까지 끼워주면 허리 근육에 대한 긴장이 줄어들어 더욱 편안하게 느껴진다. 때문에 옆으로 누워 자면서 다리 사이에 뭔가 끼우는 것이 편안한 사람은 허리 통증에 대해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유난히 이부자리가 헝클어져 있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혼자 자는 경우가 많은데 함께 자다 보면 옆 사람을 자꾸 발로 차기 때문이다. 밤에 잠을 자면서 다리를 차는 '주기성사지운동증'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주기성사지운동증은 문자 그대로 잠을 자면서 주기적으로 사지, 특히 다리를 차는 병이다. 이렇게 다리를 차다보니 그 서슬에 본인도 잠을 깨는 경우가 있다.

주기성사지운동증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하룻밤 동안 얼마나 다리를 차는 지 등을 평가한 후 약물이나 행동요법 등을 시행해 치료한다.

많은 사람들이 옆으로 누워 잔다. 그러나 옆으로 누워야 잠을 잘 수 있는 사람 중에는 코골이가 심하고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천장을 보고 바로 누워 자게 되면 혀가 뒤로 떨어지면서 기도를 좁히게 돼 코골이를 유발하게 된다. 그리고 코골이가 심해지면 기도가 완전히 막히게 되는 수면 무호흡이 발생한다.

동시에 낮 동안 유난히 피곤하고 졸림을 느낀다면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 심장질환, 뇌졸중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대 질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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