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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쓰레기·개똥 뒤범벅…거대한 쓰레기장된 '보라매공원'

공원 내 쓰레기통 설치 안돼, 주말이면 곳곳 오물 넘쳐나 음식물에 개똥 뒤범벅… 관리부실·시민의식 부족 민낯

정성직 기자

정성직 기자

  • 승인 2015-03-10 18:15

신문게재 2015-03-11 7면

▲ 보라매공원이 주말이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조경수 아래 수북히 쌓인 쓰레기 더미와 음수대 등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들.
▲ 보라매공원이 주말이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조경수 아래 수북히 쌓인 쓰레기 더미와 음수대 등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들.
지난 9일 다시 찾은 보라매 공원. 주말 동안 수많은 반려견과 시민들이 다녀갔는 지 공원 곳곳에서는 각종 쓰레기와 반려견의 배설물이 눈에 띄었다.

휴지통과 비슷하게 생긴 공원 음수대는 이미 본래의 기능을 오래전에 상실한 듯 패스트푸드 포장지와 먹다 남은 커피가 담긴 일회용 컵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중앙 잔디광장에서는 시민들이 불꽃놀이를 한 흔적도 발견할 수 있었다. 타다 남은 불꽃놀이 재료는 잔디광장 곳곳에 떨어져 있었고, 이를 담았던 비닐 포장지는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고 있었다.

보라매공원에서 유일하게 휴지통이 설치된 공원 내 화장실에는 먹다 남은 치킨 등 각종 음식물 쓰레기와 애완견의 배설물이 담긴 검은색 비닐봉투가 가득했다.

반대편 화장실에서는 화장실 청소를 담당하는 50대 아저씨와 아주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청소를 어떻게 하고 있냐는 질문에 답답함부터 토로했다.

화장실 청소만 담당하고 있다는 A씨는 “사람이 화장실을 사용하면서 버린 휴지보다 반려견 배설물이 더 많다”며 “먹다 남은 음식도 버리고 간다. 일반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하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근처를 지나던 한 시민은 “그동안 수도 없이 민원을 제기했지만, 다들 자기 담당이 아니라고 신경도 안 썼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공원 내 쓰레기를 수거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고충도 들을 수 있었다.

지난달 서구와 1년간 계약했다는 할아버지는 “평일에는 오후 5시까지 보라매공원 전역을 청소하고 있다”며 “공원 한쪽에 일반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릴 수 있도록 비닐봉투 2개를 설치했는데,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잘 보이는 곳에 쓰레기를 버리면 수거하기 편한데, 잘 안보이는 곳에 숨기는 시민들도 있다”며 “배설물도 일일이 손으로 수거하는데, 시민들이 조금만 신경써 줬으면 좋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쓰레기통을 설치하면 인근 주민들이 생활쓰레기를 공원 내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이 발생한다”며 “쓰레기통을 설치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다. 하루빨리 시민의식이 성숙될 수 있도록 계도를 철저히 하겠다”고 답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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