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NGO소리

[NGO소리] 중증장애아동과 가족을 위한 마음의 세금

김기수 대전복지재단 정책연구팀 책임연구원

김기수 대전복지재단 정책연구팀 책임연구원

김기수 대전복지재단 정책연구팀 책임연구원

  • 승인 2015-11-04 14:43

신문게재 2015-11-05 23면

▲ 김기수 대전복지재단 정책연구팀 책임연구원
▲ 김기수 대전복지재단 정책연구팀 책임연구원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벌써 7년이 지났지만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대전복지재단의 '대전광역시 중증장애아동 실태조사'(2015)에 따르면 장애아동과 가족 10명 중 6명 이상(64.1%)은 차별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들에 대한 차별은 보육과 교육, 의료, 복지, 교통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 발생한다.

차별에 대한 경험은 그렇지 않아도 힘든 중증장애아동과 가족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앞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애아동 부모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보호자의 사후에 대한 부담감'(3.73/ 4점 만점) 이다. 장애아동 부모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가장 큰 소원은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사는 것'이 이를 가리킨다. 하지만 조사에서는 '사회적 차별과 인식부족'(3.28), '비장애아동의 기피와 차별'(3.18), '비장애아동 부모의 기피와 차별'(3.11) 등 사회적 차별에 대한 어려움 역시 높은 수치를 보였다.

결국 다양한 영역에서 중증장애아동과 가족이 겪는 어려움의 상당수는 사회구성원의 장애에 대한 편견과 인식 부족으로부터 발생한다. 친구인 비장애아동으로부터, 그들의 부모로부터, 학교의 교사나 교직원으로부터, 의료기관의 의료진으로부터 장애아동과 가족은 이해부족과 편견 속에서 살아간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장애아동과 부모의 마음에 지속적으로 생채기를 내 돌이킬 수 없는 흉터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물론 장애아동과 가족이 원하는 정책수립 및 집행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 방법에는 경제논리가 작용하면서 제도화에 있어 발목을 붙잡힌다. 하지만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장애아동과 가족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사회구성원의 차별과 편견이 조금만 사라져도 장애아동과 가족이 받는 소외감을 덜 수 있다.

지난해 대전복지재단이 진행한 '저상버스기사 인식개선교육'을 일례로 들 수 있다. 지역 내 13개 시내버스 회사에 직접 방문해 약 450명의 운전기사를 대상으로 장애인 인식개선 및 편의 제공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로 교육받은 기사들은 “장애인 승차권은 당연한 권리임에도 바쁜 배차시간 때문에 그냥 지나친 것이 몇 차례”라며 “교육 덕분에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만족도 조사결과도 5점 만점에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4.09), 장애인 인식개선에 도움(4.15), 실무적용(4.10) 등 높은 수치를 보였다.

선천적인 장애이든 후천적인 장애이든 자녀가 장애를 가진다는 것은 부모로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일 것이다. 또한 장애에 대한 인정부터 일상의 삶까지 모든 과정에서의 시간과 노력, 경제적 비용 등은 모두 부모의 몫이다.

장애아동과 가족의 복지를 위해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는 시민이 많다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아니오”가 더 많을 수밖에 없는 게 우리네 현실이다. 그렇다면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마음의 세금을 낼 의향은 있는가? 마음의 세금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다만 대부분의 비장애인의 눈에 쓰인 '편견'이라는 안경만 벗으면 된다. 편견이라는 안경을 기꺼이 벗어버리는 대전 시민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김기수 대전복지재단 정책연구팀 책임연구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