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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베르테르' 대전서 감동의 피날레

15주년 마지막 공연 예술의 전당서 … 기립박수 쏟아져

한성일 기자

한성일 기자

  • 승인 2016-02-14 17:39

신문게재 2016-02-15 20면

“15년이란 시간 동안 창작 뮤지컬 공연이 무대에 올라갈 수 있었던 힘은 주류 속의 비주류를 사랑해주신 관객 여러분에게서 나왔습니다. 베르테르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창작 뮤지컬로 만들었는데 관객분들께서 좋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13일 밤 10시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무대에서 조승우가 ‘베르테르’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출연자들과 함께 무대에 선 뒤 이렇게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여전히 당신을 바랍니다’라는 카피로 여성 관객들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든 조승우는 로테역을 맡은 전미도와 알베르트 역을 맡은 이상훈과의 매끄러운 호흡속에 베르테르의 이뤄질 수 없는 아픈 사랑을 혼신의 힘을 다해 열연, 관객들의 가슴을 감동의 눈물로 적셨다.

객석에선 ‘역시 조승우야!’라는 탄성과 함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조승우는 대전예술의전당 내에서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는 관행을 깨고 관객들에게 “감독님께서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실 것”이라며 마음껏 사진을 찍도록 해 더욱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조승우는 “관객분들이 이렇게 많이 좋아해주시고 호응해주시니 참 기분이 좋다”며 “모든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 주옥같은 음악을 들려주신 오케스트라 단원 분들과 여러 분야 감독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조승우는 “이제 오늘 대전 공연을 끝으로 베르테르의 모든 출연진들은 각자의 길을 걸으면서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시고 공연때마다 많이 오셔서 봐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지색 슈트 의상을 세련되고 깔끔하게 소화해내며 베르테르에 완전히 녹아든 조승우는 앞으로 2016년판 뮤지컬 ‘헤드윅’으로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02년 베르테르 공연후 13년만에 다시 베르테르로 돌아온 조승우는 서울 공연때는 엄기준, 규현 등과 공동으로 베르테르를 맡았지만 12일과 13일의 대전공연에서는 3회 공연 모두 베르테르 역을 소화하며 대전 관객들에게 ‘조승우 앓이’를 심어주고 떠났다.

조승우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여리고 지적인 문학청년 베르테르로 분한 뒤 뛰어난 가창력과 세련된 무대매너, 뛰어난 몰입도의 연기력과 상대 배우와의 완벽한 호흡, 절절한 눈빛과 섬세한 대사로 베르테르의 아픈 사랑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조승우와 로테역의 전미도가 함께 부른 노래 역시 해맑고 순수하고 아름답고 풋풋한 사랑의 마음을 담아내며 관객들을 달콤하지만 아픈 첫사랑의 추억속으로 끌어들였다.

많은 이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해온 뮤지컬 ‘베르테르’는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고전 원작을 무대로 옮긴 대한민국 대표 창작뮤지컬로, 지난 2000년 초연된 이래 총 9차례 재공연을 거듭, 3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해 11월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을 시작으로 대구, 창원, 부산을 거쳐 대전에서 피날레를 장식한 뮤지컬 베르테르는 절제미가 묻어나는 연출을 바탕으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화려한 무대 장치나 조명 등을 배제하고 배우들의 감정을 전달하는데 주력한 덕분에 관객들은 사랑을 이루지 못한 베르테르의 격한 감정과 더불어 알베르트와 베르테르 사이에서 흔들리는 로테의 섬세한 내면을 더 가깝게 이해하고 느낄 수 있던 작품이었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서정적인 실내악과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무대, 디테일한 의상과 소품들과 함께 배우들의 연기에 힘입어 수준높은 창작 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준 작품으로 한국 뮤지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뒤 관객들의 추억 한켠을 아름답게 장식하게 됐다.

최근엔 이병헌과 백윤식과 함께 주연한 영화 ‘내부자들’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함으로써 영화와 뮤지컬 모두에서 관객들로부터 막강한 티켓팅을 자랑하는 흥행보증수표 배우가 된 조승우는 70년대 ‘YMCA’,’징기스칸 ’등의 노래를 불러 최고 인기를 구가했던 가수 조경수의 아들이자 뮤지컬 가수 조서연의 친동생으로 밝혀져 더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조승우는 열아홉살때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으로 데뷔한 이래 자폐아 마라톤 선수를 연기한 영화 ‘말아톤’에서는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라는 전국민의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또 영화 ‘타짜’에서도 김혜수, 유해진, 김윤석 등과 1000만 관객 동원의 흥행 보증수표가 됐고 뮤지컬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서는 ‘조킬’이란 별명을 얻으며 뮤지컬계 최고의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믿고 보는 조승우’가 됐다. 조승우는 무대에 오르기 전엔 항상 하나님께 기도를 하는 독실한 크리스천이기도 하다.

한성일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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