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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영감위에 대감 있다? 벼슬아치 호칭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54. 영감 令監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 승인 2016-05-29 00:10
‘그때 그 코너’를 기억하십니까?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본보의 홈페이지를 통해 네티즌 독자들을 위해 서비스됐었습니다. 무심코 사용하는 우리말 속에 담긴 유래와 의미를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출간한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게재됐었습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추억의 코너를 되살려보기 위해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시즌 2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

▲ 드라마 아랑사또전
▲ 드라마 아랑사또전


영감은 지금 주로 늙은 남자를 이르는 말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이 영감이란 옛날 벼슬아치들에게 붙이는 호칭으로 정 3품과 종 2품의 벼슬아치를 영감令監 또는 영공令公이라 일컬었으며, 그 이상의 벼슬아치를 대감大監이라고 했다.

이처럼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붙이는 호칭이 그 뒤 차츰 변해 갔다.
처음에는 나이 든 노인에게 그 칭호가 붙여진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해마다 정월에 80세 이상의 관원 및 90세 이상의 일반 백성에게 나라에서 은전으로 베풀어 준 벼슬로 수직壽職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런데 이 수직이란 벼슬은 실제로 직책을 맡은 것이 아니고, 그냥 노인을 우대해서 이름만 내려 준 벼슬에 불과했다.

수직이라는 벼슬을 받은 노인들도 영감이라고 불렀었는데 그 뒤 차차 나이가 든 남편이나 어른들을 높여서 모두 영감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나이가 많은 이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군수, 국회의원, 판ㆍ검사 등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을 옛날의 풍습대로 존대하여 부르는 말로 쓰이고 있는가 하면 일부 관료사회에서는 자신들끼리 서로 ‘군수영감’, ‘판사영감’ 하고 서로 높여 부르는 말로 쓰고 있기도 하다.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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