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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심청이 아버지 심 봉사의 유래는?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63. 봉사 奉事

김의화 기자

김의화 기자

  • 승인 2016-06-08 09:51
‘그때 그 코너’를 기억하십니까?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본보의 홈페이지를 통해 네티즌 독자들을 위해 서비스됐었습니다. 무심코 사용하는 우리말 속에 담긴 유래와 의미를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출간한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게재됐었습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추억의 코너를 되살려보기 위해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시즌 2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

▲ 국립창극단의 창극 심청전 중 심청과 심봉사
▲ 국립창극단의 창극 심청전 중 심청과 심봉사

봉사란 심청이의 아버지 심학규처럼 눈이 멀어 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 즉 ‘소경’을 가리킨다.

그런데 이 봉사란 본래 조선시대 천문 지리 역수, 측후, 각루 등의 일을 보던 관상감과 군기를 관리하던 군기시, 대궐 안의 의약을 맡은 관아인 내의원, 번역 및 통역에 관련된 사무를 맡아보던 사역원, 궁중의 제사에 쓸 짐승을 맡아 기르는 전생서, 종묘의 수위를 관리하는 종묘서 등에 소속된 종 8품의 낮은 벼슬자리였다.

그런데 이 봉사 직책에 앞을 못 보는 장님들이 주로 많이 기용되었기 때문에 그 뒤 장님들을 벼슬 이름 그대로 불러서 앞을 못 보는 장님을 그대로 봉사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그런가 하면 벼슬길에 오르지 못한 장님들은 주로 점을 치는 일에 종사를 하였기 때문에 이 직종에 종사하는 장님들을 ‘판수’라고 했는데 뒤에 판수라는 말이 일반화되어 소경을 모두 판수라고도 불렀다.

요즈음은 장님들에게 보편화된 직종으로 ‘안마’를 꼽는데, 요즈음 그 직종에 장님이 아님 사람도 종사할 수 있다는 법 개정에 따라 장님들이 생존권을 위한 투쟁에 나서기도 했으니 세월이 흘러도 전문직종의 변혁은 어려운지 모른다.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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