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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구절초, 공주 영평사 축제 '가을날의 명소'로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68. 구절초 九折草, 九節草

김의화 기자

김의화 기자

  • 승인 2016-06-13 11:36
‘그때 그 코너’를 기억하십니까?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본보의 홈페이지를 통해 네티즌 독자들을 위해 서비스됐었습니다. 무심코 사용하는 우리말 속에 담긴 유래와 의미를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출간한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게재됐었습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추억의 코너를 되살려보기 위해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시즌 2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

▲ 구절초가 한창인 영평사 모습/출처=영평사 홈페이지
▲ 구절초가 한창인 영평사 모습/출처=영평사 홈페이지

▲ 구절초가 한창인 영평사 모습/출처=영평사 홈페이지
▲ 구절초가 한창인 영평사 모습/출처=영평사 홈페이지


가을을 대표하는 국화과에 속하는 식물의 풀을 구절초라 일컫는다.

이 구절초는 우리나라 전국의 산이나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를 흔히 들국화라고도 부른다. 다년초(여러해살이) 식물인 이 구절초는 뿌리에서 자라 올라오는 잎과 줄기는 날개깃처럼 두 번 반복하여 깊게 갈라진다. 9~11월에 홍색이나 백색 꽃이 줄기 끝 또는 줄기 끝에서 자라난 몇 개의 꽃대 위에 지름이 4~6cm로 한 송이씩만 핀다. 총포는 긴 타원형 조각으로 갈색이고 열매는 수과瘦果로 10~11월에 맺으며, 치풍, 부인병, 위장병으로 쓰이는 이 구절초 전체에서 좋은 향기가 나고 꽃의 모양이 아름다워 최근에는 관상용으로 많이 심기도 한다.

이 구절초라는 말은 이미 이름에서 암시하는 바처럼 음력 9월 9일인 중양절에 꽃을 꺾은 다음 그 꽃잎으로 국화주菊花酒를 담가 먹은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달리 음력 9월 9일 꽃과 줄기를 잘라 부인병 치료와 예방을 위한 약재로 썼다고 하여 아홉 구 꺾을 절의 글자를 써 구절초라 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9월의 절기에 생산되는 식물이라 하여 구절초九節草라 부르기도 하며 이 꽃이 향기가 좋을 뿐 아니라 약효도 있어 선모초仙母草라 불리기도 한다.

이 구절초의 용도는 다양하다. 이른 봄 새순을 따 끓은 물에 데친 다음 무침으로 먹기도 하며 가을철에는 꽃이 달린 줄기를 잘라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말렸다가 달여 먹기도 한다. 이렇게 달여 먹으면 여성들의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불임증 등 부인병은 물론 폐렴, 기관지염, 기침 감기, 고혈압 등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가을에 꽃봉오리만을 따서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곳에 말려 두었다가 꽃차를 만들어 마실 수 있으며 바짝 마른 구절초를 베갯속에 넣고 자면 향기도 좋을 뿐 아니라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따라서 최근에는 충청남도 공주군 소재 영평사라는 절의 주지 스님이 장군봉 아래 절 주변의 전 산야에 이 구절초를 심어 해마다 구절초 꽃이 피는 양력 10월이 오면 구절초 산사 축제를 열고 있다. 또한 그 꽃을 대량으로 따 말려서 차와 베갯속을 만들어 판매를 하는 곳도 전국 곳곳에 있다.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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