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 송교수의 우리말 이야기

[우리말]사랑도 모르는 '숙맥'은 되지 말자~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76. 숙맥 菽麥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 승인 2016-06-22 11:34
‘그때 그 코너’를 기억하십니까?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본보의 홈페이지를 통해 네티즌 독자들을 위해 서비스됐었습니다. 무심코 사용하는 우리말 속에 담긴 유래와 의미를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출간한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게재됐었습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추억의 코너를 되살려보기 위해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시즌 2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

▲ 드라마 '또 오해영' 중 한장면.
▲ 드라마 '또 오해영' 중 한장면.


우리는 흔히 못난 짓을 하는 사람을 보면 “저런 숙맥같으니라구….” 하며 그를 질타하기도 한다. 이처럼 어리석고 못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일컬어 숙맥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이 중국의 고전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이는 중국의 고전인 『춘추좌전春秋左傳』에 보이는 ‘주자 유형이무혜 숙맥지불능변周子有兄而無慧 菽麥之不能辯’에서 처음 나온 것인데 그 뜻은 ‘주자에게는 형이 있었는데 사람됨이 똑똑하지 못하여 콩菽과 보리麥도 구분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콩과 보리는 그 모양이 다를 뿐 아니라 크기마저 확실히 다른데도 분간을 못한다는 말로 곧 어리석고 너무 서툰 짓을 함이나 그런 사람을 말함인데 이를 줄여서 숙맥이라는 말을 쓰게 된 것이다.

그 뒤 이 숙맥은 지역에 따라 된 발음으로 쑥맥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것은 흔히 보잘 것 없는 것을 가리켜서 ‘쑥떡 같다.’고 하는 말에서 유추하여 숙을 쑥으로 발음한 것인데 표준어는 숙맥이다. 이 말에서 파생되어 ‘숙맥 코구멍’이라는 말도 쓰인다.

이 숙맥과 같은 뜻으로 사용되는 어휘로 어로불변魚魯不辨이 있다. 이 말의 뜻 역시 사람이 아둔하여 어魚라는 글자와 로魯라는 글자를 구별하지 못 한다는 데서 유래된 것이다.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