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 송교수의 우리말 이야기

[우리말]오랑캐는 몽골어에서 유래… 오랑캐꽃은?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77. 오랑캐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 승인 2016-06-23 09:30

‘그때 그 코너’를 기억하십니까?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본보의 홈페이지를 통해 네티즌 독자들을 위해 서비스됐었습니다. 무심코 사용하는 우리말 속에 담긴 유래와 의미를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출간한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게재됐었습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추억의 코너를 되살려보기 위해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시즌 2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

▲ 오랑캐꽃/출처=두산백과
▲ 오랑캐꽃/출처=두산백과


오랑캐란 문명의 혜택을 입지 못하고 야만스런 생활을 하는 흉포한 종족을 일컫는 말이다.

본래 이 오랑캐란 고려 말부터 조선 초기에 걸쳐 두만강 유역 일대에 살던 여진족의 한 부족인 올적합兀狄哈들을 지칭하는 말이었는데 그 발음은 몽골어식 발음인 ‘Uriyankhaie’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이처럼 단순히 우리나라의 변두리에 사는 종족이라는 뜻으로 쓰였던 것인데 그들이 국경을 자주 넘어와 약탈을 일삼았으므로 우리나라에서는 왕화王化: 임금의 덕화를 받지 못한 미개한 종족이라는 뜻으로 멸시하여 쓰기 시작하면서 오늘날처럼 나쁜 의미로 고착화하게 된 것이다.

이와는 달리 오랑캐란 ‘몽골 동부 지방의 땅이름(한진건, 조선말 어원을 찾아서, 1990. 3 연변인민출판사)’ 이라고 한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오랑캐란 결국 몽골 동부 지역 두만강 유역에 있는 오랑캐라는 지역에 살던 여진족 올적합兀狄哈을 지칭한데서 비롯했는데 그 오랑캐라는 발음은 몽골어 Uriyankhaie에서 온 것으로 풀이된다. 그 뒤 우리나라에서는 오랑캐라는 뜻으로 ‘외이外夷, 융적戎狄, 융이戎夷, 이적夷狄’ 등의 한자어를 사용해 왔다.

이것으로 보아 오랑캐라는 말을 처음 사용할 때에는 비하卑下의 의미가 없었던 듯 하나 세월이 지나면서 그들의 풍습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야만스럽게 보아 혐오감, 멸시감, 적대감을 갖게 되면서 우리 민족의 우월감을 강조한 나머지 그러한 용어로 고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거기에다 그들은 때때로 강을 건너와 곡식을 약탈해 갔기 때문에 야만스럽게 보면서 그들 종족인 오랑캐를 미개하고 흉포한 종족으로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이 오랑캐와 관련된 것으로 오랑캐꽃이 있다. 제비꽃과에 속하는 이 오랑캐꽃은 서양에서는 바이올렛(violet)이라 부르는데 이른 봄에 보랏빛으로 피는 제비처럼 생긴 아주 예쁜 꽃이다. 그런데 이 꽃이 오랑캐꽃으로 불리는 것은 이 꽃이 필 무렵에는 북쪽 오랑캐들이 양식이 떨어져 강을 건너와 약탈을 해 갔기 때문에 약탈을 해 가는 때에 피는 꽃이라 하여 오랑캐꽃이라 붙여졌다고 전한다.

이 오랑캐꽃을 달리 제비꽃이라고 부르는데 이렇게 불리게 된 것은 이 꽃이 필 무렵이 제비가 날아오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그 모양이 제비처럼 날렵하게 생겨서 제비꽃이라 붙여졌다는 설도 함께 전한다.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