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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설, 설빔, 떡국… 설레임으로 시작하는 새해 첫날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78. 설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 승인 2016-06-24 09:45

‘그때 그 코너’를 기억하십니까?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본보의 홈페이지를 통해 네티즌 독자들을 위해 서비스됐었습니다. 무심코 사용하는 우리말 속에 담긴 유래와 의미를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출간한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게재됐었습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추억의 코너를 되살려보기 위해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시즌 2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

▲ 게티 이미지 뱅크
▲ 게티 이미지 뱅크


한 해의 첫날이며 달력의 기점 즉 1월 1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원단元旦, 또는 원일元日, 정초正初라고도 부른다.

이 ‘설’이라는 말이 언제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기원설이 없고 다만, 여러 가지 의미의 이견異見들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근년에 발표된 논문 ‘설계元日系 어사語辭’에 의하면 ‘설’이라는 말은 이미 신라시대에 민간에서 널리 사용되었던 말이라는 것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그 논문에는 『삼국유사三國遺事』에 기록되어 있는 원효元曉의 이름에 대한 유래 즉 원효라는 이름 역시 방언으로 당시 사람들은 모두 방언으로써 시단이라 칭했다元曉亦是方言也 當時人皆以鄕 言稱之始旦也는 기록을 인용하고 거기에 대한 설명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즉 원효라는 말의 의미는 시단始旦이며 그것은 원단元旦을 뜻하는 것이므로 신라인들은 그것을 원단을 뜻하는 ‘설’로 발음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이두현, 한국민속학개설, 학연사. 참고). 원효의 아들 이름이 설총인 것도 이 설과 무관하지 않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 ‘설’의 상고시대 표기는 ‘섣(Siwat)’으로 그 본래의 뜻은 ‘신新’, ‘동東’이고 갈라진 뜻은 ‘원단元旦, 세歲, 년年, 효曉, 서曙, 여黎, 원元, 시始, 초初’ 등인데 ‘섣, 셜>설’의 변천과정을 거쳤다고 우리말 어원사전(태학사)에 기록되어 있다.

이것으로 볼 때 정월 초하루를 지칭하는 ‘설’이라는 말은 이미 고대로부터 널리 씌어졌는데, 그것은 새롭게 출발한다는 신선한 의미로 전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이 설날은 남녀노소 빈부 귀천의 구분없이 모두 일손을 놓음은 물론 새 옷 즉 설빔으로 갈아입고 어른들에게 세배도 하며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며 단란한 분위기로 한 해를 맞이한다. 차례는 원근의 자손들이 장손의 집에 모여서 지내고, 조상의 산소를 찾아가 성묘를 하기도 한다.

특히 이날에는 세배 손님을 위해 여러 음식을 준비하는데 이를 세찬이라고 하며, 가정에 따라서 가지수, 양이 각각 다르지만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떡국이 대표적이다. 조상에게 떡국차례도 지내며 나이 먹는 것을 떡국 몇 그릇째 먹었느냐고 한다.

이 밖에 설날에는 각 지방마다 다른 종류의 다양한 민속놀이들이 행해지면서 새해의 의미를 새기기도 하였다.(연재 끝)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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