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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역사]8월4일:김민희·홍상수 그리고 윤심덕·김우진… 그들만의 사랑

1926년 윤심덕ㆍ김우진, 현해탄서 동반 자살

김은주 기자

김은주 기자

  • 승인 2016-08-03 20:00
▲ 윤심덕/사진=유튜브 캡처
▲ 윤심덕/사진=유튜브 캡처


여배우의 스캔들은 치명적이다.

배우 김민희가 영화감독 홍상수와 불륜으로 7월을 뜨겁게 달궜다. ‘사랑’이라는 그들의 아름다운 변명에도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유부남과의 치명적 사랑이었다. 김민희의 불륜 여파는 달을 넘겨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김민희가 한 화장품 광고모델 위약금을 수 억 원 물게 됐다는 기사가 도배됐고, 광고업계에서는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소식이 속속 전해졌다. 이 즈음되면 영화판에서의 입지도 자유롭지는 못 할 듯하다. 금지된 사랑을 택한 여배우의 숙명일 것이다.

여배우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과거에도 심심찮게 있었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 90년 전 장안을 뜨겁게 달궜던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가수 윤심덕과 극작가 김우진의 비극적 사랑이 있었다.

▲ 김우진<왼쪽 사진>과 윤심덕/사진=유튜브 캡처
▲ 김우진<왼쪽 사진>과 윤심덕/사진=유튜브 캡처

1926년 8월 4일 새벽 부산행 부관연락선에 탑승한 한 쌍의 남녀가 사라지면서 시작됐다. 배 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실종된 두 사람을 찾지 못 했다. 그들이 김우진과 윤심덕이었다.

부잣집 아들에 일본 와세다 대학을 나온 엘리트 코스를 밟은 유부남과 배우 출신의 가수가 동시에 사리진 것은 호사가들의 입맛을 당기는 뉴스였고, 이들이 사라졌다는 사건이 전해지자 언론에서는 ‘정사(情死)’로 단정해 앞다퉈 보도했다.

그러나 언론의 대서특필과는 달리 죽음에 대한 의문은 커졌다. 두 사람이 자살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사람이 없고, 죽을만한 이유조차 명확하지가 않았다. 결국 ‘생존설’ ‘사고설’ ‘타살설’까지 난무했다.

두 사람이 사랑을 이루기 위해 선원을 매수해서 죽음으로 가장하고 외국으로 도피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두 사람을 목격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거짓임이 밝혀졌다. 꼬리 문 소문 속에서 두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고, 윤심덕이 사라지면서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노래 ‘사의 찬미’는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사의 찬미’가 된 그들의 사랑은 풀리지 않는 물음표를 남긴 채 현해탄 바닷바람에 스쳐가는 이야기가 됐다./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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