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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 브라운필드, 지속가능한 활용방안 모색을 위한 논의 본격화

나재호 기자

나재호 기자

  • 승인 2019-10-13 10:15
장항제련소와 브라운필드


과거 장항제련소 가동에 따른 중금속 오염으로 인근 토지에 대한 정화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장항 브라운필드의 지속가능한 활용방안을 찾기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이 구체화 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장항 브라운필드 활용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11일 서천군 문예의 전당에서 행정, 학계, 시민단체, 주민 등 100여명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서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주관한 이날 토론회는 충남연구원 오용준 박사의 주제발표와 충남보건환경연구원 최진하 원장을 비롯한 6명의 패널이 나서 브라운필드 활용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브라운필드는 산업화로 인한 오염부지 및 매립지, 환경오염으로 도시개발이 어려운 부지를 칭하며 장항 브라운필드는 일제 강점기인 1936년 건설돼 당시 우리나라 유일의 비철금속 제련시설이었던 옛)장항제련소 일원 267만㎡가 이에 해당된다.

장항제련소는 일제 강점기 국내에서 생산됐던 금, 동 등을 수탈할 목적으로 세워졌으며 광복 후 정부가 시설을 인수해 운영했다.

1960년대 이후 중공업 중심의 산업 기조에 맞춰 규모는 점차 확장돼 1976년 연간 제련량 5만t 규모의 비철금속 제련의 핵심 거점으로 국가산업발전에 한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1980년대까지 지역발전을 이끌며 우리나라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장항제련소는 이후 다른 공장으로 이전돼 역활이 축소되고 금강하굿둑 조성으로 장항항 기능쇠퇴까지 더 해져 장항읍은 현재도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옛)장항제련소 주변 지역이 비소, 카드뮴 등 중금속으로 인해 심각하게 오염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2009년 정부가 장항읍 장암리 등의 오염토지인 브라운필드에 대한 정화사업과 국가 및 지역이 상생하는 환경모델 조성을 골자로 하는 지역환원 계획을 공식화했다.

당시 정부가 내놓은 종합대책에 따르면 환경부가 오염부지에 대한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고 확정한다고 돼 있지만 정화작업이 마무리되는 2020년을 목전에 둔 현재까지도 110만㎡에 이르는 해당 국.공유지에 대한 활용계획 논의는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5년 1차 토지이용계획이 수립됐으나 타당성이 낮다는 이유로 기획재정부가 반려한 이후 주무부처인 환경부도 손을 놓은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는 정부를 상대로 장항브라운필드에 대한 적극적인 후속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지역이 나서 지속가능한 활용방안을 모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서천군도 브라운필드 활용방안 구상을 2020년 역점 시책사업으로 정하고 충남도와 공동으로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등 중앙부처를 상대로 사업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충남연구원 오용준 박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장항 브라운필드는 금강하구와 서해가 맞닿은 곳으로 세계적인 철새 중간 기착지인 서천갯벌과 유부도가 있고 송림산림욕장 등 천혜의 자원을 끼고 있어 생태적 가치와 보존 필요성이 매우 높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주변 자원과 연계해 브라운필드를 환경적으로 재생한다면 국제적인 생태복원 사례가 돼 생태체험과 환경교육의 장으로 각광받을 것"이라며 "정부대안사업과 연계한 해양바이오산업 및 생태치유산업 육성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 홍성민 사무국장은 "정부가 주민들에게 오염부지에 대한 정화대책 마련을 약속한지 10년이 지났다'며 "내년이면 토양정화사업이 끝나는데 브라운필드 활용방안과 관련해서는 기본계획 조차 없는 실정이다. 지금부터라도 중앙정부의 주도적인 역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서천=나재호 기자 nakij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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