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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 노력, 해외 교류 본격화

영국 등 해외에 남은 한국전쟁 등 기록 확인·고증
찰스 헨리 기자·부르스 커밍스 박사와 학술 교류
추후 조성될 산내 한국전쟁 평화공원에 전시 계획

임효인 기자

임효인 기자

  • 승인 2020-04-16 16:26

신문게재 2020-04-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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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대전 동구 산내에서 데이비드 밀러(왼쪽) 박사와 팟캐스트 '아는 것이 힘이다' 정진호 PD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임효인 기자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일어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본격화된다. 해외에 잠자고 있는 한국전쟁의 기록을 찾는 것은 물론 세계 역사학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민간인 학살을 알리고 이 과정을 또 하나의 역사로 남기기 위한 첫발을 내디딘다.

16일 대전 동구에 따르면 17일 영국인 데이비드 밀러 박사를 국제특보로 정식 채용하고 산내 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해외 교류 업무를 시작한다. 밀러 박사는 공원녹지과 내 평화공원팀과 협력해 산내 평화공원 조성의 한 축을 맡는다.

데이비드 밀러 박사는 지난해 중도일보와 팟캐스트 '아는 것이 힘이다'가 영국 현지 취재를 통해 보도한 기획 시리즈 '영국에서 산내까지'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로 셰필드대에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과 관련된 기록이 보관 중이란 사실을 알아냈다.



셰필드대에는 한국전쟁 당시 산내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을 전 세계에 최초 보도한 '데일리 워커'지 소속 영국인 기자 엘런 위닝턴(Alan Winnington·1910~1983)이 남긴 많은 기록이 보관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현지 취재에 동행한 밀러 박사는 열람한 일부 자료에도 중요한 내용이 많다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밀러 박사는 셰필드대 아카이브에 보관 중인 기록을 바탕으로 대학 측과의 교류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 기록들을 다양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해외 역사학자들과 관련 내용에 대해 객관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밀러 박사는 노근리학살 보도로 미국 퓰리처상을 수상한 AP통신 찰스 헨리 기자와 교류하며 한국에서 일어난 여러 민간인 학살에 대한 공동 연구 작업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전쟁을 연구한 세계적 석학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석좌교수와도 교류 중이다.

밀러 박사는 "앞으로 몇 년간 대전 동구에서 평화공원을 홍보하고 한국전쟁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게 돼 흥미롭고 기대된다"며 "이미 영국과 미국에 있는 언론인과 논의를 시작했고 그를 통해 한국전쟁 당시 슬픈 시간에 대해 더 많은 지식을 쌓을 거다.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This is just the beginning)"고 말했다.

황인호 동구청장은 "한국전쟁과 골령골에 대한 중요한 자료를 건네받기 위해 지방정부와 셰필드의 노력이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골령골에 조성될 평화공운이 과거 한국전쟁이 어떤 성격을 지녔는지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교육 현장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평화와 인권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임효인·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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