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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 홍콩에서 온 간취잉 씨 "영어 교습소 창업 도전했어요"

8월부터 유아 대상 영어 교습소 운영 중
"한국어 수업, 실질적인 지원 확대 필요해"

정바름 기자

정바름 기자

  • 승인 2022-10-0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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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취잉 씨 모습
홍콩에서 온 ‘간취잉’ 씨는 얼마 전 영어 교습소를 열었다. 2017년에 남편을 따라 한국에 왔지만 아직 한국어가 서툰 그는 고민하던 중 영어 강사일을 시작했고 남편의 지지로 창업까지 도전하게 됐다. 동구 신흥동에서 유아들을 대상으로 영어교육을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동행정복지센터에서 유치원생들을 대상으로 교습 봉사를 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 중이다. <편집자 주>

80년대 생인 간취잉 씨는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쓰는 것이 일상이었다. 중국에 반환되기 전인 1997년 전까지만 해도 홍콩은 영국령이었고 간취잉 씨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광둥어를 쓰지만 대부분 영어 수업을 들었다. 대학까지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가 유아교육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홍콩의 부동산 회사에 비서직으로 일했는데, 이때 한국에서 홍콩으로 발령 온 남편을 처음 만났다. 간취잉 씨는 "홍콩에서 결혼하고 출산한 상태에서 남편이 다시 한국으로 발령이 나 들어오게 됐다"며 "한국 와서 처음에는 영어 강사하다가 올해 8월에 교습소를 열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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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취잉 씨 영어 교육 모습
간취잉 씨는 게임, 율동 등 놀이 방식의 영어교육을 하고 있다. 한국어가 서툴다 보니 걱정을 많이 했지만 원어민 강사라는 것이 동네에서 입소문이 나 개원부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동구에는 원어민 강사가 가르치는 영어 학원이 별로 없어 오히려 메리트가 된 것 같다"며 "한국은 보통 영어를 가르칠 때 문법부터 알려주는데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친숙하게 영어를 접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워 간취잉 씨 가족들은 여러 언어를 섞어서 소통하고 있다. 그는 "평소 남편과 말할 때는 중국어로 소통하지만 남편이 한자 쓰는 데에는 서툴러 텍스트로 소통할 때는 영어를 사용한다"며 "아이와는 광둥어로 소통하는데, 남편은 광둥어를 못해 못 알아들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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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취잉 씨 영어 교육 봉사 모습
이런 이유로 가족들은 한국어 수업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1년간 한국어 방문 교습을 받았지만 신청은 딱 한 번만 할 수 있었다. 방문교습 인력 역시 부족해 신청 후 6개월 뒤에나 수업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교습소 운영으로 한국어 수업을 듣기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남편인 김대훤 씨는 "한국어 수업이 평일에 시간이 한정돼 있다 보니 아내가 일을 하면서 수업을 듣기가 어렵다"며 "수업 시간을 확대해 야간수업이나 주말에도 수업이 진행됐으면 좋겠고 방문교습 역시 신청횟수가 늘어났으면 하지만 수업 인력이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 역시 소득 기준에 따라 3000만 원 이상이면 지원 못 받는 것들이 많다"며 "이번에 아내가 창업을 준비하면서 느낀 거지만 창업을 원하는 다문화 여성에게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은행이랑 협약을 맺어서 대출 이자를 지원해주는 등 실질적인 지원이 더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간취잉 씨는 "교습소를 더 키워서 본격적으로 학원을 운영해 여유가 생긴다면 같은 다문화 여성들이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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