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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송명섭 대표 "매일 20잔씩 마시며 커피 맛과 향 연구했죠"

[창업성공스토리]
대전 유성구 소재 '블랙노트 커피로스터스' 창업 2년차
화학 전공하던 대학생 시절, 알바로 커피 매력에 빠져
화려한 수상실적과 실력으로 소비자 마음 사로잡아

이유나 기자

이유나 기자

  • 승인 2023-09-05 17:01

신문게재 2023-09-06 5면

경제 불황이 장기화한 와중에도 용기 있게 창업에 뛰어들어 꽃을 피운 이들이 있다. 안정적인 직장 대신 선택한 길은 험난해 보였지만, 지금은 번듯한 사업가가 돼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의 사업은 소비자에겐 행복을, 창업 지망생에겐 용기를 주며 지역의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중도일보는 '창업성공스토리'를 통해 지역의 대표들을 만나 그들의 여정을 들어보는 기회를 가져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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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섭 '블랙노트' 카페 사장이 커피를 내리고 있다. 사진=이유나기자.
대전 유성구 신성동 소재 스페셜티 전문 로스터리샵 '블랙노트 커피로스터스'에 문을 열고 들어가면 연구실을 방불케 할 만큼 다양한 커피 기계와 원두를 볼 수 있다. 스페셜티 커피란 특별한 지리·기후 환경에서 자란 커피 중 '스페셜티 커피 협회'에서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으로 평가받은 커피다. 카페에서 주문할 수 있는 커피 종류와 가격대, 향도 각양각색이다. 망고, 블랙베리, 헤이즐넛 등 메뉴 아래에 소개된 향을 주문한 커피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카페 사장인 송명섭 대표(34)가 매일 15잔~20잔씩 커피를 마시며 연구한 덕분이다. 송 대표는 "커피 연구를 하다가 3~4일에 한 번씩 카페인 쇼크가 왔다"며 "평일엔 4~5시간밖에 잠을 못 자고 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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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신성동 카페 '블랙노트' 매장에 다양한 종류의 원두와 드립백이 있다. 사진=이유나기자.
기자가 둘러본 매장에선 손님들로 북적였다. 주말엔 하루 100~150명, 평일엔 80여 명이 그의 카페를 찾는다. 개인 소비자보다 다른 카페에 납품하는 매출이 더 크다. 대전을 포함해 서울, 대구, 순천에 있는 개인 카페 20여 곳에 매달 700kg의 원두를 납품하는데, 제일 주문이 많은 곳은 매달 150kg을 사는 서울의 대형카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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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신성동 카페 '블랙노트' 매장에 송명섭 사장의 상장이 전시돼있다.사진=이유나기자.
송명섭 대표는 순수화학을 전공한 과학도였다. 대학생 때 카페 아르바이트를 계기로 커피의 매력에 빠져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기업 추천 제안도 마다했다.

송 대표는 "갑자기 진로를 바꾼다고 하니 주변에서 안 좋은 시선도 많았는데, 지금은 제가 만든 커피를 맛보고 '맛있다'고 칭찬한다"며 "로스팅 방법에 따라 커피 표현법이 달라지고 좋은 커피를 찾을 때 희열을 느낀다"며 고 말했다.

화학을 전공했던 경험이 커피를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는 2023년 골든커피어워드 파이널리스트, 2022년 마스터 오브 로스터 예선 본 결선, 마스터 오브 커피 필터커피 개인전 동상, 한국 커피 어워드 블랙 3위 등 화려한 이력을 거머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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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신성동 카페 '블랙노트'에 다양한 커피 기계가 있다. 사진=이유나기자.
매장 창업 2년 차인 그의 최종 꿈은 생두 농장 경영이다. 확장 이전, 로스터리 공장 설립, 해외 카페 창업 등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갈 계획이다. 송 대표는 "카페를 성급히 오픈하면서 외곽 지역에 자리 잡게 됐는데, 상권이나 시장 조사를 소홀히 한 것 같아 아쉽다"며 "결혼 예정인 아내에게 신혼여행으로 생두 농장에 가자고 했다가 퇴짜맞았지만, 나중엔 농장에서 생두 가공 방법을 직접 보고싶다"고 전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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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섭 '블랙노트' 카페 사장이 커피를 내리고 있다. 사진=이유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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