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
  • 뉴스

[한성일이 만난 사람]박헌오 한국시조협회 명예 이사장

한국의 뿌리문학 시조의 전도사
제12회 한국시조협회 문학상 대상,
제30회 한성기 문학상,
국제펜한국본부 송운 현원영 시조문학상 등 3관왕 수상 영예

한성일 기자

한성일 기자

  • 승인 2023-12-27 17:05

신문게재 2023-12-28 7면

temp_1702627520907.-1328257592
1967년 3월1일 고등학교 2학년 때 쓴 시 ‘파도’가 중도일보가 제정한 전국학생 3.1문예작품 공모전에서 가작으로 당선돼 중도일보 지면에 작품이 실린 인연으로 지금까지 중도일보에 많은 애정을 갖고 있는 애독자인 박헌오 한국시조협회 명예 이사장이 제12회 한국시조협회 시조문학상 대상과 제30회 한성기 문학상과 국제펜한국본부 송운 현원영 시조문학상 등을 모두 수상, 3관왕의 영예를 안게 돼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의 뿌리문학 시조의 전도사’로 불리는 박헌오 명예 이사장은 평생 동안 대전문학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리태극 시인 등의 추천으로 1987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한 박 이사장은 현재 9권의 시(조)집을 상재했고, 시조이론서 <현대시조 창작>(공저)도 세상에 내놓았다. 또 대전시조시인협회를 창립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전국한밭시조백일장’을 개최하고 있고, 현재는 한국문인협회 이사, (사)한국시조협회 명예이사장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에 박헌오 명예이사장을 만나 수상 소감과 시조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temp_1702905132057.2065077141


temp_1702627544506.638094977
-박 이사장님, 연말에 3개의 큰 상을 한꺼번에 받으셨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먼저 한성기 시인 탄생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를 맞아 지난 11월17일 대전문학관에서 이사장님이 좋아하신다는 시 ‘산동네 밭이랑,‘국수’ 등이 담긴 시조집으로 제30회 한성기 문학상을 받으셨는데요. 국수 1은 일반국수이고, 국수 2는 아리수(한강)라지요? 수상작품과 수상소감에 대해 들려주실까요?



산동네 밭이랑



산동네 밭이랑은 육재배기 오선지/옹이진 손마디에 녹두꽃 절로 피고/밭이랑 오르내리는/곡조 따라 노을 진다.//오선지 이랑마다 총총히 맺힌 음표/뻐꾸기 울어 쌓는 산밭머리 달이 뜨면/오솔길 상모 돌리듯/빙빙 돌아 세월 간다.//철따라 파도치는 사랑마다 알록달록/피어린 알곡으로 알알이 여문 음계/온 산을 머리 이고 오는/내 어머니 아리랑아!



temp_1702905176086.-1712891457




국수



어렵고 고된 날도 질기게 살아야지/가닥 긴 국수 먹고 어엿이 살아야지/민초는 소나기 줄기도/밀국수로 보인다//애간장 토렴하여 건져 올린 국수가닥/소나기 쏟아지면 무지개 떠오르듯/개천에 용이 났다고/똬리 틀고 앉을는가?//그 국수 맘껏 먹을 잔칫날 주인 되려/한겨울 견뎌가며 푸르게 자란 밀 싹/박토에 뿌리박고 사는/너나 없이 민초다//친구야 헛헛하면 무쇠솥 내어 걸자/세상풍파 쏘시개로 국수한 솥 팍팍 삶아/질긴 명 소용돌이에 헹궈/후룩후룩 건져 먹자.



temp_1702905203123.-1312700964




국수 2



양수리 두물머리 한데 묶은 아리수/팔당댐 내리꽂는 끝없는 국수 가닥/칸칸이 잘라대는 대교/밤을 날린 칼끝이다//서울 간 메밀국수 신기루에 매달렸다/빌딩의 창틀에서 새처럼 깃을 치다/냄비에 오체투지하여/삶의 여한 삶는다//깊어간 밤 강바람에 휘휘 말은 불빛들도/한 저범씩 건져 올려 주린 배를 채우니/아리수 구곡간장 돌아/주룩주룩 흘러간다.



temp_1702627544504.638094977
▲심사위원님들께서는 한성기 문학상 선정 배경에 대해 모든 시재를 자연과 일상에서 구하여 이를 인간과의 관계 속에 참신한 비유로 연계시켜 노래하고 있다고 평가해주셨습니다.

수상시조집 <국수>는 주변 일상의 소재 속에서 우리의 전통 정서를 구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불교 철학이 침윤된 작품도 선보이고 있다고 하셨죠. 지역을 대표하는 전국적 문학상을 추구하는 한성기 문학상의 취지에 부합되게 우리 지역에서 태어나 지역 시조문학의 중심에 서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단체의 대표로 그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저를 수상자로 정하게 되어서 뜻깊게 생각한다고 평해주셨습니다.

temp_1702905221037.1900808643
낙엽처럼 불러주는 바람에도 한없이 감사할 일인데, 대전의 삼가시성(박용래, 한성기, 임강빈 시인) 중 유일하게 수여되는 '한성기 문학상'에 제30회 수상자로 제 이름을 올려 주시니 벅찬 영광이요 기쁨입니다. 생전에 제대로 모시지 못했던 고 한성기 시인님께 삼가 큰 절을 올립니다. 허접한 글이나 쓴답시고 마음에 헛바람 들어 방황하며 살아온 글 나이 어언 60년에 마음에 새겨온 고결한 문인들의 이름을 먼 별처럼 기억할 뿐인데, 오늘 그 존숭하는 문인께서 자애로이 불초 저를 수상자로 불러주심에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하루에 한 장씩 태워야 할 소지(燒紙)를 차마 불붙이지 못하고 쌓아놓았다가 부끄럼 모르고 졸저(拙著)로 엮었을 뿐인데 이제 꽃불을 붙여주시니 날아갈 하늘이 열리는 것만 같습니다.

무엇보다 고 한성기 시인님의 뜻을 받들어 문학상을 제정하고 운영하시는 분들께서 반딧불처럼 제가 앉을 자리를 내어주셔서 너무나 고맙습니다.

temp_1702627544495.638094977
정녕 한 편의 글이라도 제대로 쓸 수 있을 때까지 정진(精進)하라는 채찍인 줄을 저는 압니다. 1967년 중도일보에서 제정한 학생 문예작품 공모에 시로 응모해 상을 받고서 시를 계속 공부하고 싶었지만 한 집안의 가장 역할을 위해 공무원이 되어 생업에만 매달리다가 1986년 고매한 시조시인 이방남 선배를 만나 시조를 배우고, 우리 민족의 전통 시가인 시조를 공부하는 것은 겨레의 얼을 살리는 길이라 생각하면서 시조를 써왔습니다. 삼장(三章)의 형식에 맞춰 한글로 시어를 채우면 되니 시조처럼 쉬운 것이 없고, 그 안에 천년(千年)토록 선현들이 심오한 뜻을 담아온 것처럼 시심(詩心)을 실정실감(實情實感)에 맞게 담자 하니 시조처럼 어려운 것이 없었습니다. 가창오리 떼처럼 시조를 쓰는 한 무리가 지구촌 어디나 날아가면 한국의 문학 새들이 날아왔다고 하겠지요. 물론 자유시나 수필이나 희곡이나 필요에 따라서 쓰기도 하지만 저의 진정한 문학작품은 시조이고, 평생 단 한 편이라도 영원히 남길 작품을 쓰는 것이 소망입니다. 늦은 걸음마를 잡아주시는 유준호 사백님을 비롯한 선배님들과, 매주 마실 오시는 토방시조 동인들과, 대전의 문학 가족들 모두와 함께 이 가을의 기쁨 여문 결실을 나누고자 합니다. 지상에서 가장 훌륭한 한글로 한글 민족의 전통을 이어 시조를 쓸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대전 문학이 지구촌을 영롱하게 밝혀가기를 절원합니다.

temp_1702627544509.638094977
-박 이사장님께서는 지난 12월11일 송파여성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열린 (사)한국시조협회 2023 연말 종합행사에서 2023 하반기 문학상 시상식을 통해 ‘억새꽃 축제’로 제12회 한국시조협회문학상 대상도 수상하셨는데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대상 수상작인 ‘억새꽃 축제’도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억새꽃 축제



염색을 포기했단 친구들의 흰 머리칼/하나둘 따라하니 억새꽃밭 되었구나/철 따라 피어나는 꽃 한겨울의 축제인가.//깡마른 긴 모가지에 피어나는 겨울꽃/천연이 어우러져 노을 속에 춤을 춘다/이 또한 꽃의 계절이니 넘치도록 축배 들자.//억세게도 살아왔던 기억들 뒤로하고/무심했던 손을 내어 만져 보는 얼굴이여/한가위 차가운 달에 백발의 꿈 날린다.



▲시조를 공부하고 사랑하기 시작한 지 어언 40년이 되었는데 가장 권위 있는 시조 문학단체인 (시)한국시조협회가 제정한 ‘시조문학상’ 대상을 제 작품에 주셔서 너무나 큰 영광입니다.

이날 문학상 시상식 후에는 특히 ‘영웅의 꿈’을 테마로 한 시조낭송극이 열렸는데 제가 단재 신채호에 대해 쓴 시인 ‘설원의 승전가’에 등장인물로도 참여했습니다. 12월8일 단재 신채호 탄신 기념일에 ‘설원의 승전가’를 부채에도 기록했습니다. 저의 분신인 시조가 저에게 꽃다발을 주는 기회이니 행운이요 기쁨입니다. 우리 민족의 언어와 정서와 정신과 가락으로 창작하는 운문인 시조는 전통성을 바탕으로 현대성을 반영해야 하는 양면이 있습니다. 전통을 고수하는 문제와 현대적 정서를 반영하는 문제는 마치 무당이 작두 칼날 위에서 춤을 추듯 위태로움이 없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대 시조가 시조다운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시조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연구하고 실현하는 노력이 거듭됐습니다. 그 첫 단계는 고려 후기 시조의 등장이었다면 두 번째 단계는 조선 후기의 청구영언을 비롯한 시조집의 집대성이었을 것이고, 세 번째는 일제 강점기 시조가 말살당하지 않도록 지키기 위해 추진한 시조 부흥 운동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네 번째는 해방 이후 불과 50명 남짓한 시조인들이 현대적 시조 문학단체를 결성해 활약한 일이었다면 지금은 제5기 시조의 정체성을 확고히 확립하는 기반 위에서 시조를 국민문학으로 승화시키고 민족 고유의 시조를 세계화시켜 인류 문학의 한 줄기로 자리매김한다는 두 축의 노력일 것입니다. 그래서 진정 시조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애국 애족하는 길임을 자각하게 되고 인류문화 발전에 공헌하게 된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이제 제5기 시조 운동을 우리 시조인들이 일사불란하게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시조인은 명작을 창작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으로 불후의 작품을 다발 지어 민족 시조단을 장식해야 합니다. 그 대열에 저도 섭니다. 꽃다발은 음식이 아니지만 기쁜 맛을 주는 까닭은 바로 축하와 사랑의 의미가 깃들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문학상은 참으로 아름다운 꽃다발입니다. 꽃이 시들어도 그 의미는 시들지 않듯이 시상은 순간이지만 그 기억은 영원한 기념이 될 것입니다. 제가 제5대 한국시조협회 이사장의 임기를 마치고 이어 큰 상을 받게 되어 겸연쩍기도 합니다. 더 좋은 작품을 써서 시조인의 소임을 다하라는 채찍으로만 느껴집니다. 수상자라는 영광스러운 멍에를 힘껏 지고 시조 밭을 갈러 가겠습니다.

temp_1702627544493.638094977
-박 이사장님은 18일 오후 4시30분 연세대 동문회관 그랜드볼룸에서 국제PEN 한국본부 창립 70주년을 맞아 ‘제 12회 PEN 송운 현원영 시조문학상’을 수상하셨는데요. 국제PEN 한국본부 창립 70주년 기념 20인 시조선집에 수록된 이사장님의 대표작 ‘모시’도 소개해주시고 수상 소감도 들려주시지요.

art_17029913258184_ee2d08
박헌오 이사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동문회관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2023 PEN문학상' 시상식에서 시조문학상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모시



한 올 한 올 입술 적셔/이어낸 만리정성//잉앗대 산을 넘고/날줄 씨줄 강 건너//뒤틀린 무르팍으로/사랑 한 필 짜 올린다





▲국제PEN 한국본부가 한국의 문학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많은 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매년 한글작가대회를 합니다. 한국의 뿌리문학인 시조를 외국인들이 와서 발표한 일도 있고, 실제로 한글작품으로서 가장 전통성 있는 국제펜한국본부가 시조문학상을 제정해 시상하는 것은 상당히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한국인으로서 미국에서 사시던 재미교포인 송운 현원영 선생이 고국의 국제펜 한국본부에 시조문학상을 제정해 시상해달라고 기금 3억 원을 제공해주셔서 이 상이 마련되었기에 그 분의 애국심의 발로라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art_1702991357292_521cd4
이석규 심사위원이 박헌오 시조시인에게 'PEN송운현원영시조문학상' 상패를 전달하고 있다.
2023년 제12회 'PEN송운현원영시조문학상'에서 시조집 <국수>로 수상자로 선정됐는데요.

제51회 제12회 'PEN송운현원영시조문학상' 심사위원(최순향·이석규·심상옥) 중 이석규 심사위원은 심사평에서 "본상을 제정하게 된 것은 2012년, 송운 현원영 시조시인께서 본 국제PEN한국본부에 시조문학상이 없음을 아시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시며, 거금 3억 원을 쾌척함으로써 이루어졌다"며 "송운 선생은 1955년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하고, 그곳에서 부군과 함께 대학교수를 했다"고 전하셨습니다.

이 심사위원은 "퇴임 후, 노상 그립기만 하던 한국에 틈틈이 나오시면서 시조를 배우게 되고, 그 뒤 시조시인으로서 온갖 열정을 쏟으셨다"며 "그의 시조를 보면 어린 시절의 추억과 함께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절절히 넘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이 심사위원은 이어 "그는 재벌도 아니고 대단한 자산가도 아니지만 조국사랑, 시조사랑의 일념으로, 시조 발전을 위하여 창작은 물론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신 분"이라며 "최근 2, 3년간 지병으로 칩거를 하시던 중 미국 병원에서 한 달가량 입원해 계시다가 지난 5월 10일 향년 95세를 일기로 소천하셨다"고 전했습니다.

이 심사위원은 "이에, 안타까움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현원영 박사님의 극진하신 시조사랑의 고귀한 뜻을 전하고자 한다"며 "이와 같은 추모의 정을 품고, 심사위원들은 제12회 PEN송운현원영시조문학상 수상자로 박현오 시조시인을 선정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이 심사위원은 "박헌오 시인은 1987년에 <시조문학>에서 추천을 완료함으로써 시조시인으로 등단하였고, 시조집 <하늘이 들고 나온 노란 시집>, <시계 없는 방> 등 시조집에 이어 금 년에 여섯 번째 시조집 <국수>를 내게 되었다"며 "그는 <국수>는 물론 다른 모든 시조집에서도 정제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격조 높은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하여 왔다"고 평하셨습니다.

art_17029913218821_2a85a2
박헌오 이사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동문회관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2023 PEN문학상' 시상식에서 이석규 심사위원으로부터 수상 상패를 수여 받고 축하 문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심사위원은 그러면서 "특히 심미적 감수성을 아주 적절하면서도 개성 있게 표현하는 능력과 특유의 전통적 서정을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하는 기량이 경지를 이루고 있다"며 "이에 심사위원들은 한마음으로 박헌오 시인을 수상자로 선정하게 되었음을 밝힌다"고 덧붙이셨습니다

이 상을 받게 된 영광과 더불어 수상자로서의 책무가 한국시조문학을 세계에 널리 선양해야 할 중요한 임무를 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시조가 세계적으로 가장 고유하고 독특한 K 문학의 선두주자로 선양될 수 있도록 활동하는데 일조를 다하겠습니다.

temp_1702627544491.638094977
-박 이사장님의 꿈을 소개해주실까요?

▲올해 3개의 상을 한꺼번에 받은 것에 대해 남들은 제가 지금까지 노력해 온 것에 대한 결실이라 하시지만 저는 시조의 새로운 싹을 틔워야 하고 새로운 시조 시대를 열어가야 할 씨앗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씨앗을 가지고 나가서 파종할 것입니다. 결실이라기보다 파종해야 할 짐을 진 것입니다. 꽃 피우고 열매 맺어서 세계 문학사에 공헌하는 K-시조시대를 열어갈 꿈을 갖습니다.

가장 중요한 상은 제 자신이 만족할만한 작품 한 편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더 좋은 작품을 많이 쓰는 게 목표입니다. 시조가 이렇게 좋은 거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대전문학관에서 시조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대전시민대학에서 하던 강의를 대전문학관에 와서 하고 있는데 시조 강의 한 지는 10여 년 이상 됐습니다. 시조 인구를 점차적으로 늘려가는 게 시조 운동입니다.

쉬지 말고 계속해 노력하면 스스로 강해진다는 의미인 ‘자강불식( 自强不息)’을 좌우명으로 살아왔습니다.

돈을 벌려고 하지 말고 인재를 기르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돈을 벌려고 하면 욕심이 생깁니다. 그러면 마음이 맑아질 수 없고 좋은 작품을 쓸 수가 없습니다. 돈에 매이지 않는 삶이 작품 활동에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정당한 노력과 정당한 보수, 정직한 돈을 추구합니다.

temp_1702627544502.638094977
때가 되면 한국 시조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시켜서 세계인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하는데 일조하는 한 사람의 역군이 되겠습니다. 한국 문단에서 노벨문학상을 탄다면 가장 유력한 장르가 시조입니다. 노벨문학상을 타기 위해서는 고유성이 있어야 되기 때문입니다. 한국문학 하면 바로 시조이죠. 우리 문단 후진들이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는 가장 유망한 종목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한국 시인들이 노벨상을 타려고 노력해도 시조가 아니면 어려울 것입니다. 현대 자유시는 각광 받기 쉽지 않습니다. 시조를 근간으로 해야 각광 받을 수 있습니다. 일본의 하이쿠는 미국의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데요. 일본은 미국에서 하이쿠 백일장 대회를 열 정도로 하이쿠 보급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하이쿠는 5,7,5 열일곱자의 짧은 시입니다. 그 속에 계절에 관한 것이 반드시 들어가는 게 특징이지요. 이탈리아의 소네트는 13줄로 돼 있는데 서양시의 가장 중요한 형식입니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가 가장 유명하죠.

우리나라 시조는 초장, 중장, 종장 3장으로 이뤄지면서 종장에서 반전의 묘미가 뛰어난 장르입니다. 반전을 얼마나 잘 시키고 결구를 잘 맺느냐에 따라 반전의 묘미가 기발한 시조가 되는 거죠. 우리나라 시조 시인의 선두 역시 최남선 시인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교수들은 한국의 시조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교과서에 실려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말합니다.

temp_1702627544500.638094977
정몽주, 이색, 최영 장군, 이순신 장군 등 명인, 영웅, 호걸들이 모두 시조로 유명하죠. 왕에서 황진이를 비롯한 서민에 이르기까지 한글 정신을 실현한 게 바로 시조입니다.

번역하는 사람들이 번역을 잘 하여 작품의 본질을 잘 전달해주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는 새벽 시간에 맑은 마음과 정신으로 함축해서 시를 씁니다. 정신적 에너지가 가장 잘 발산되는 시간입니다. 뜨거운 가열이 되면 안 쓰고 못 배길 정도가 됩니다.

당진 순성초등학교 시절 특활활동 시간에 문예반을 했는데 문예반 선생님이 제 공책에 ‘꼬마문학가’라고 써주신 게 문학을 평생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시조는 그냥 문학이 아니고 민족문학이고 애국문학이고 애국운동입니다. 우리나라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시조 사랑은 계속될 것입니다. 불후의 작품 한편 남기는 게 소원입니다. 감사합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편집위원(국장) hansung007@



temp_1702627520899.-1328257592




2005증명
-다울 박헌오(朴憲晤) 이사장은 누구?

▲1949년 당진 출생. 대전상고, 대덕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대전시 문화체육관광국장, 교통국장, 공무원 교육원장, 의회 의사담당관, 총무담당관, 동구청 부구청장, 대전문학관 초대 관장, (사)한국시조협회 이사장, 대전시민대학 강사 , 대전문협 대전문학총서 편집위원장, 대전예총 대전예술 편집위원장, 충남 근현대 예술사 편찬위원 역임.

활동 문학단체 : 한국시조협회, 국제Pen 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대전문인협회, 대전문인총연합회, 충남시인협회, 대전시조시인협회, 호서문학회, 대전시인협회, 가람문학회, 대전 가톨릭문학회, 토방시조문학회 등.

1987년 <시조문학> 천료(리태극, 박병순, 정훈)로 등단, 작품집 <국수>, <하늘이 들고나온 노란 시집>, <시계 없는 방>, <뼛속으로 내리는 눈>, <산이 물에게>, <석등에 걸어둔 그리움의 염주 하나> 등이 있다. 시집으로는 <우리는 하얀 솔잎이 되어>, 이론서·논문집으로 공저 <현대시조 창작 이론과 실제>, <지역 문화축제 분산과 통합 조정 방안> 등이 있다.

금강일보 문학상, 한국시조문학상 대상, 한국문인협회 한국문학인상, 충남시인협회상 대상, 대전문학상, 한성기 문학상, 한밭시조문학상, 하이트진로 문학상, 제12회 한국시조협회 문학상, 국제펜한국본부 송운 현원영 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대전시조시인협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시조협회 이사장, 대전문인협회 부회장,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대전예총 대전예술 편집위원장, 충남 근현대 예술사 편찬위원, 토방시조문학회 전임 강의, 2012년 대전문학관 초대관장을 3년간 역임하고 현재 (사)한국시조협회 명예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 서예문인화대전 초대작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