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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보 명가 '회상사' 떠난 빌딩 우범지대 전락… 깨진 유리창에 담배꽁초 즐비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23-12-06 17:28

신문게재 2023-12-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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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사가 매각 후 빈 건물 상태로 남은 곳에 출입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폐기물도 방치되어 있다.  (사진=민수빈 수습기자)
70여 년 역사의 대전 족보 전문기업이 떠난 빈 건물이 폐허처럼 방치돼 원도심의 우범지대가 되고 있다.

기업과 정치를 주름잡은 역사와 반대로 수많은 위촉장과 상패가 빈 건물에 버려졌고, 해당 건물 등은 부동산 신탁사를 통해 공매에 붙여져 새 주인이 나설 때까지 지금의 관리 공백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5일 오전 11시께 기자가 찾아간 대전 동구 정동의 옛 회상사 건물은 깨진 창문과 먼지 쌓인 빈 창고가 먼저 맞았다.



2021년 회상사 본사를 인근의 다른 장소로 옮기고 정동의 지하1층·지상 7층 건물과 일대 부지(2460㎡)를 매각해 지난 2년간 빈 건물로 남아 있었다.

최근 학생뿐 아니라 낯선 사람들이 밤에도 드나들어 인근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는 대표적 우범지대가 되고 있다. 정동에 우뚝 솟은 옛 회상사 본사 빌딩은 멀리서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허리춤보다 낮은 담장에 접이식 펜스는 누군가 손을 집고 넘어 다녔는지 오히려 먼지 없이 반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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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보기업 옛 회상사가 사용하던 건물이 매각 후 방치되어 우범지대로 변하고 있다. (사진=민수빈 수습기자)
대전역과 목척교가 가까운 곳에 대형 빌딩이 방치돼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들어가 보니 밖에서 보는 것보다 외부인의 출입이 자주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건물 곳곳에서 담배꽁초를 발견할 수 있었고, 5층에서도 누군가 피우고 버린 꽁초가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이사하는 과정에서 부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여러 상패와 트로피가 바닥에 버려지고 깨진 채 방치되어 있었다. 내무부 장관부터 충남도지사, 국세청장 등의 상장은 먼지를 안고 주인을 잃은 채 남겨졌다. 깨지고 버려진 집기류가 그대로 방치된 상황은 지상 7층까지 비슷한 환경이었고,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는 표지판이나 이를 감시하는 CCTV조차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신탁사는 옛 회상사 건물과 부지 일대를 매각하는 공매 과정 중으로 아직 새로운 소유주를 찾지 못한 실정이다. 부동산신탁사와 공매 담당 기관에 건물 관리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회상사 관계자는 "축소 이전을 하느라 현 근무지에 공간이 없어 몇몇 물품들을 폐기 처분해야 했고, 매각 당시 건물주에게 폐기를 맡긴 상태다"라며 "미처 폐기되지 못한 족보나 물건들은 없는지 빠른 시일 내에 직원들을 보내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현재 건물의 실소유주인 신탁회사에 유지 관리에 관한 안내문을 보낸 상태"라며 "건물주가 오늘 건물을 방문해 잠금장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이번 주 금요일에 구청 관계자가 현장에 나가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임병안·민수빈 수습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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