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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호-아무튼, 경제]청룡의 해, 잘살아보세

2023년 경제 성장 뒷걸음질... 저성장 기조 전망돼
세계 경제 불안성으로 국내 경제도 영향 크게 받아

이상문 기자

이상문 기자

  • 승인 2024-01-09 10:59

신문게재 2024-01-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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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특구 모습. 사진은 이성희 기자
2023년 한해는 다사다난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 중인 상황에서 10월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등 국제 정세가 불안정의 연속이었다.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과 금융 혼란,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세계 경제는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2024년은 글로벌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소위 '3고'의 위협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아무튼'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2024년 청룡의 해에 충청권 경제는 장기적 체질 개선을 준비해 저성장을 극복할 전망이다. <편집자 주>



지난해 충청권 경제는 국내 경제와 마찬가지로 힘든 한 해였다. 충청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3분기 충청권 4개 시·도의 수·출입은 모두 뒷걸음질 쳤다. 3분기 수출은 278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5% 감소했다. 메모리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충남(-27.3%)이 가장 크게 줄었고 인쇄회로·축전기와 전지·수송 기타 장비 등도 줄면서 세종(-23.2%)과 충북(-20.9%), 대전(-17.3%)도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건설 경기는 혹한기가 이어지고 있다. 올 3분기 건설수주액은 4조 3402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절반 가까이인 48.7% 감소했다. 대전에서는 건축 부문의 부진으로 29.3% 감소했으며 세종(-83.2%)과 충북(-49.2%), 충남(-51.6%) 모두 실적이 저조했다. 소비자물가의 경우 주택, 수도·전기·연료, 음식·숙박 등 가격이 상승하면서 대전(3.1%)과 세종(2.5%), 충남(2.6%), 충북(2.9%) 모두 전년 동분기 대비 상승했다.

국내외 다수의 경제연구기관들은 우리나라 성장률을 2.0%로 예상했다. 산업연구소가 발표한 '2024년 경제·산업전망' 보고서를 보면 2024년 국내경제는 IT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에 힘입은 수출과 설비투자의 증가세 전환에도 불구하고 고물가·고금리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소비 성장세 둔화와 건설투자 위축으로 올해 대비 2.0% 수준의 완만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외적 불확실성 요인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진정 여부와 주요국들의 고금리 지속에 따른 금융 부문의 불안정성, 전쟁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확실성, 반도체 경기의 회복 속도,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 문제의 현실화가 주요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목된다. 2024년 민간소비는 올해 대비 1.9% 증가할 것으로 봤다. 민간소비는 고금리와 높은 가계부채로 인한 이자 부담 확대, 금융 부문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자산가치의 하락, 고물가에 따른 구매력 약화 등 성장을 제약할 전망이다.



금융시장은 불안하다. 주택가격 상승 사이클과 맞물려 급증한 가계부채와 팬데믹 기간을 전후로 급증한 자영업자 부실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 비율, 압도적으로 높은 변동금리 비중 하에서 시중금리의 가파른 상승이 맞물리며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다행히 시장 금리가 하락세로 전환되고, 상생금융 차원의 지원책이 나온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전제되지 않고는 근본 해결이 쉽지 않다. 지난해 고금리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금융지주들의 상생금융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건설·부동산 경기도 밝지 않다. 금융시장 불안, 생산요소 수급 차질, 공사비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이 부각될 경우 건설 경기 침체는 더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간한 '2024년 건설경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건설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2.4% 감소한 257조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누적된 비용 상승에 따른 건설공사비 부담,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어려움, 수주 경쟁 심화 등이 더해져 건설경기 침체는 더 심화할 수 있다. 건설 선행지표가 크게 둔화하는 가운데 건설 경기 회복세를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완화, 금융환경 개선 등 거시경제 환경이 중요해 보인다.

작은 기대감도 있다. 언제 끝날지 기약 없던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일단락되며 지난해 11월 FOMC를 기점으로 금융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실물부문 또한 2022년 하반기부터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던 반도체 시장이 개선 기미를 보이며 수출을 중심으로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중국의 부양책 등이 2024년 충청권을 비롯한 국내 경기회복의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은 "2024년 경기 전망이 좋지 않다.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는 고금리 지속되고, 전쟁이나 미국 대통령 선거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세계 경제가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경제가 올해보다는 나아지겠지만,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저성장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과학특구의 연구기술을 활용한 사업 활성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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