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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틀 새 2번 침수된 천동 지하차도 가보니… '얌체 공사장' 토사유출 때문

대전 동구 천동 지하차도 7일과 8일 연이은 침수
인근 아파트 공사장서 토사 유출로 배수구 막아
지상에서 배출 안된 빗물 지하차도로 흘러내려
건설 현장 조치…지하차도 배수용량 확대 필요

정바름 기자

정바름 기자

  • 승인 2024-07-08 17:22
  • 수정 2024-07-09 19:02

신문게재 2024-07-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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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1시께 천동 지하차도 인근 아파트 공사장 공사현장 모습. 이날 폭우가 내리면서 많은 비로 공사장 바깥으로 흙탕물과 토사가 유출되고 있는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8일 오후 1시께 대전 동구 천동 지하차도 앞. 전날부터 이날 오후까지 대전에 시간당 30~100㎜가량의 많은 비가 쏟아진 가운데, 이곳에서 이틀 새 두 번의 침수 피해가 있었다.

전날인 7일 오전 9시 50분께 천동 지하차도에 10㎝ 이상 물이 차 배수 작업이 진행됐으나, 8일 오전 5시 29분께 또다시 침수가 발생해 구청에서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모두 인명피해나 재산피해는 없었지만 연이은 지하차도 침수에 주민들의 우려감이 큰 상황이다.

연달아 침수가 발생한 현장에 가보니, 이유는 지하차도 인근 아파트 공사장에서 나오는 토사 때문이었다. 해당 공사현장은 2024년 12월 준공이 예정된 지역 건설사 아파트 공사장으로 현재 공사 작업이 한창이었다. 폭우로 인해 공사장에 쌓아 놓은 흙과 모래가 공사장 바깥까지 유출되면서 인도와 차도 곳곳에 흙과 흙탕물이 흘러 내려온 모습이었다. 빗물에 휩쓸린 많은 양의 토사와 흙탕물은 경사를 타고 도로 바닥에 있는 배수 트랜치로 빠지고 있었다.



앞서 발생한 두 번의 침수는 공사장 토사 유출로 인해 빗물 배수구가 막히면서 지상에서 빠져나가지 못한 빗물이 지하차도까지 흘러 내려와 발생한 것으로 구청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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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5시께 천동지하차도에 물이 차고 있는 모습 (사진=동구청 제공)
구청 조치 요청에 공사현장에서는 뒤늦게 토사물이 인도와 차도로 흘러나오지 않도록 일부 구간에 임시방편으로 모래주머니를 쌓아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공사장 바깥에 설치한 안전펜스 틈으로도 토사가 계속 유출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동구청 관계자는 "전날(7일)부터 공사현장에 모래주머니라도 쌓아 흙탕물이 나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8일 오전에 점검했을 때도 안된 상황이었다"며 "아파트 현장 하수관로도 막혀있는 것 같다. 이번 여름, 비가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해당 건설사에서 토사 유출이 되지 않도록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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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천동 지하차도 인근 차도. 인근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나온 토사로 빗물 배수구가 막히면서 차도에서 빗물이 배출되지 못하는 모습. (사진=동구청 제공)
현재 천동 지하차도는 10㎝ 이상이라도 물이 찼을 경우 자동으로 침수가 감지돼 경보가 울려 구청과 소방, 경찰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이틀간 발생한 두 번의 침수 역시 시스템을 통해 경보가 울려 배수 조치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침수로 대전 지역 내 지하차도 배수 용량을 점검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천동 지하차도는 3개 배수펌프가 가동 중으로 집수정 규모는 480㎥, 배수 용량은 시간당 50㎜ 가량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날 오전에만 대전에 시간당 85㎜ 이상의 비가 내렸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요즘에는 국지성 호우가 많이 내려서 시간당 100㎜도 내린다"며 "더군다나 지하차도는 여러 곳에서 물이 흘러들어와 시간당 50㎜ 용량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용량을 늘리고, 진입차단 안내를 할 수 있는 전광판 설치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등 여름철 재해 사고 중에는 주변 공사로 인해서 발생한 경우도 있다"며 "구청에서 장마철 전에 공사현장 안전점검을 하는데, 장마철에는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도록 안전조치를 해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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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1시께 천동 지하차도 주변 공사현장 모습. 흙탕물이 유출되지 않게 모래 주머니를 쌓아놨다. (사진=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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