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행정
  • 세종

세종시 '이응패스' 도입 D-22...보완과제 속출

대전·청주·천안·공주·계룡에서도 버스 이용 시 이응패스 혜택...편익 악용 우려
자가용 점유율 축소가 관건...만 13~18세, 70세 이상 고령층 발급 '진입장벽'
제3자 이용 가능성...어울링 무료 이용, 국가유공자 배제 한계도 부각

이희택 기자

이희택 기자

  • 승인 2024-08-19 17:58
  • 수정 2024-08-19 20:31
이응패스
이응패스 카드 이미지. 사진=세종시 제공.
세종시 '이응패스'가 2024년 9월 10일 전격 도입까지 22일을 남겨두고 다양한 보완 과제를 노출하고 있다.

8월 19일 세종시에 따르면 세종시 내부는 물론이고 대전과 청주, 천안, 공주, 계룡까지 일부 지역에서도 할인 요금으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다. 물론 월평균 2만 원 이상 버스를 이용하는 세종시민에 한해서다.

첫 번째 관건은 세종시를 기점으로 두고 주변 지역을 자가용으로 오가는 시민들이 버스로 옮겨탈 지로 모아진다. 시가 대전과 청주, 천안, 공주, 계룡 내부에서만 버스를 이용하더라도 이응패스 혜택을 폭넓게 적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같은 편익을 악용할 소지가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도 운영 초기 기조는 유지키로 했다.



다만 2023년 한국교통연구원에 의해 공개된 지표 결과가 상당 기간 나아지지 못할 경우, 타 지역 이용 혜택의 문은 닫힐 공산이 크다. 세종시를 오가는 자가용 점유율은 대전 89%, 청주 85%,공주 94%에 달했다. 이 수치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세종시 내부 교통수단 점유율의 변화도 중요하다. 버스 못잖은 대중교통 수단으로 통하는 도보와 자전거 이용자가 절반(49.1%)에 가까웠고, 31%인 자가용 이용자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9월 10일 본격 시행 전까지 만 13~18세와 70세 이상 고령층, 장애인 등의 무료 이용 대상에 대한 적극 행정 서비스는 두 번째 과제로 나타나고 있다. 8월 8일 신청 시점부터 각 주민센터별 대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 데다 발급 절차도 까다로워 불만이 속출했다. 전용 카드 신청 등의 안내문만 받으러 1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고령층도 적잖았기 때문이다. 자녀가 대신 가입할 수 있는 길도 막혀 있다.

시가 앱 가입 없이 카드 발급만으로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토록 개선했음에도 그러했다. 카드사로부터 걸려오는 전화가 혹시 '보이스피싱일까' 두려워 받지 못한 사례도 접수되고 있다. 국가유공자는 무료 이용 대상에서 배제된 문제도 노출했다. 시는 국가보훈부 지원사업에 따라 기차와 지하철, 공항철도, 시내·외버스, 고속버스, 내항·국제여객선, 국내선 항공기 이용 과정에서 이미 광범위한 혜택을 받고 있다는 판단을 했다

만 13~18세 청소년의 가입 장벽도 여전히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존 교통카드를 해지해야 하고, 제2금융권 계좌 보유 청소년은 제1금융권으로 갈아타야 카드 발급이 가능한 점이 개선 요소로 제시되고 있다.

시민대표와 함께하는 이응패스 카드 전달식2
최민호 시장과 김재형 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이 8월 19일 오후 시청에서 박창훈 신한카드 페이먼트(Payment)그룹 그룹장에게 이응패스를 사용할 수 있는 이응카드를 전달받고, 세대별 이응패스 100인 사전체험단 대표들에게 카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시 제공.
2만 원 이응패스 정액권을 발급받은 후 2만 원 미만으로 사용하면, 남은 잔액이 환급되거나 다음 달에 다시 사용할 수 없는 조건에 대한 고지도 빠졌다. 예컨대 만 원만 쓰면, 남은 잔액 1만 원은 재사용이 불가능하단 뜻이다.

시는 청소년 또는 고령층의 이응패스를 제3자가 사용할 우려에 대해선 '카드 태그' 시 알림음의 차별화로 악용 소지를 차단할 계획이다. 다만 앞서 셔클 운영 과정에서 고령층에 대한 알림음을 차별화한 뒤, 역차별 민원에 직면했던 점을 감안한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월 5만 원 초과 이용 시, 이응패스 외 국토교통부 K-패스 앱까지 동시 가입해야 유리하다는 점도 보다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 월간 19일 이상 매일 왕복 버스를 이용할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응패스 정액권 구입 시 '어울링 자전거' 무료 이용자 대상이 축소되는 점도 개선 과제다. 이응패스는 현재 만 13세 이상이 발급할 수 있으나 어울링은 만 15세 이상으로 정해 미스매칭이 있고, 70세 이상 고령층은 어울링 이용이 쉽지 않다. 결국 이는 '세발 자전거' 등 세대 맞춤형 어울링 모델 도입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

이밖에 대전과 충남·북을 연결하는 '통합 버스요금 환승 체계' 도입을 앞두고 이응패스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할 것인지도 미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 세종시의회가 이달 중 정례회를 열고, 이응패스 전반에 대한 재점검에 나서기로 한 점도 변수로 남아 있다. 시는 2024년 말까지 이응카드를 최대 10만 장까지 발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하나씩 보완하기로 했다.

한편, 이응패스 발급 희망자는 세종시민에 한해 시 누리집(https://www.sejong.go.kr/life/sub02_0902.do)과 신한은행, 이응패스 앱(App), 정보무늬(QR) 코드 등을 통한 온·오프라인 신청을 하면 되고, 카드 신청 전용 자동응답 전화(☎080-086-6026)를 활용해도 된다. 9월 2일부터 6일까지는 앱 가입·등록 시연회도 열어 시민들에게 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계획이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