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대형 감량기 처리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김현옥 시의회 지속가능한 크린넷 운영 특위위원장. 사진=김현옥 의원실 제공. |
LH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3300억 원을 들여 신도심 내 8개 집하장을 설치했고, 앞으로 2028년까지 2052억 원을 투입해 추가로 집하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하 4~5m 아래 매설된 약 250km에 이르는 크린넷 이송관로의 잦은 고장과 노후화로 인해 시민 고충은 가중되고 있다. 집단 민원 빈도수 또한 높아지는 추세다.
쾌적하고 편리한 삶을 위해 설치된 크린넷의 이송관로 내구연한은 30년이다. 그러나 10년을 조금 넘어선 세종시의 크린넷의 이송관로 곡관부 천공 및 막힘 등으로 수거 중단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집하장 내부 집진실 안에서 연속 화재, 음식물 쓰레기 부패로 인한 투입구 악취, 시설 노후화란 악순환도 반복되고 있어 10년 후를 장담하기 조차 어렵다.
특히 염분과 수분 함유가 높은 음식물 쓰레기는 이송관로를 부식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에 더해 집하장별 관로 길이에 따라 1일 회수 용량 초과와 투입구 고장 등으로 기기 주변에 쌓인 음식물 쓰레기는 장시간 노출되어 침출수와 악취를 배출하며 주변의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이에 따른 주민 고충과 민원에 인력수거 방식을 혼용하는 아파트 단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크린넷 관리를 위한 소관 부처와 운영관리 지침이 없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데 있다. 관로 막힘의 주범인 이불, 우산 등이 수시로 투입되고 있으며, 배출과 작동방법을 몰라 방치된 쓰레기로 배출지 주변 환경관리가 엉망이다. 적절한 단속과 계도, 시민들의 인식개선과 배출요령 등 홍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세종시의회 지속가능한 크린넷 운영을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김현옥)는 음식물 쓰레기 대형 감량기 시범 설치 운영으로 주민 불편과 민원이 확연히 줄었다는 인천 청라지구 내 아파트 단지와 집하장 을 방문해 담당자 의견을 청취했다.
청라 집하장과 세종시 집하장의 작동 원리는 동일했지만, 실내 온도는 2배의 차이가 있었다. 청라 집하장은 50℃를 유지하고 냄새가 거의 없는 반면 세종시 집하장 실내온도는 약 100℃로 입구에서부터 악취와 열기를 내뿜고 있는 이유를 찾아봤다. 이중 하나가 타시도 대비 확연히 긴 이송관로 길이와 처리 용량 과부하로 확인됐다.
음식물 쓰레기 대형 감량기는 음식물 쓰레기를 자체 처리할 수 있는 시설로서 미생물을 이용해 자체적으로 음식물을 발효·소멸시키고 남은 부산물은 퇴비 등으로 재활용 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 대형감량기 설치 후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음식물 종량제 봉투를 사용할 필요가 없고 악취가 없다는 점이다.
크린넷 사용이 귀찮아 무단 방치된 쓰레기와 이렇게 방치된 쓰레기를 보며, 투입구 고장을 짐작한 주민들이 주변에 쓰레기를 두고가는 악순환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음식물 쓰레기는 고약한 악취 때문에 쓰레기를 버리러 온 사람뿐만이 아니라도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도 엄청난 불쾌함을 느끼게 된다. 고양이와 비둘기가 봉투를 터트려 주변을 오염시키고 수많은 벌레들이 날아든다면 크린넷 작동상태를 확인해 볼 생각도 하지 않고 쓰레기 봉투를 집어던지고 빠르게 해당 장소를 벗어나고 싶어할 것이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부분을 중심으로 다른 유리창들도 깨질 것이라는 이론이다.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해두면, 곧 주변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깨진 유리창을 계속 방치하면 그 사회 전체가 망가질 수도 있다.
모두의 쾌적함과 편리함을 위해 설치된 크린넷이 나의 편리함을 위해 남에게 불쾌감과 불편함을 전가하고 도시의 환경과 질서를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세종시 크린넷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시민들의 올바른 크린넷 사용에 있다. 행정적인 노력과 크린넷 시스템의 친환경성과 효과성을 보완할 기술의 적용, 시민들의 관심과 노력이 병행될 때 자동크린넷의 긍정적인 미래를 그릴 수 있다.
아파트 크린넷과 버려진 쓰레기들. |
상가 주변 크린넷 설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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