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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료진 헌신이 빚은 '하늘이의 기적'

  • 승인 2024-10-29 17:33

신문게재 2024-10-30 19면

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이 초저체중으로 태어난 신생아를 성공적으로 보살펴 생명을 지킨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9개월째 이어지는 의정 갈등에 '응급실 뺑뺑이'가 일상이 된 현실에서 의료진의 헌신이 빚은 결과다. 산모가 병원에 입원 치료 중 건강이 악화하면서 조산한 하늘이(가명)는 임신 24주 만에 체중 330g인 미숙아로 태어났다. 하늘이의 출생과 치료 등 '병상 기록'은 고비의 연속이었다.

하늘이는 출생 직후 호흡이 어려워 기관 내 삽관을 통한 인공호흡기로 간신히 생명을 유지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발생한 패혈증의 고비를 넘겼고, 동맥관 개존증 폐쇄 수술도 견뎌냈다. 미숙아에 많이 발생하는 망막병증도 호전되고 있다고 한다. 하늘이는 체중 3.6㎏의 건강한 몸으로 25일 퇴원했다. 신생아중환자실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해 협진에 참여한 소아청소년과·심장혈관흉부외과 등 의료진의 땀과 노력이 빚어낸 '기적'이라 할 만하다.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는 필수의료 분야지만 의사들 사이에선 대표적인 기피 과목으로 꼽힌다.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부담감과 높은 스트레스, 긴 근무시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산부인과의 경우 여성 인구 1000명 당 전문의 수는 전국 평균 0.24명에 불과하다. 세종(0.18명), 충남·충북(0.18명) 등 지방은 더 열악하다. 이런 열악한 현실에서 하늘이의 생명을 지켜냈기에 의료진의 노고가 빛나는 이유다.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서 지쳐가는 의료진의 헌신을 마냥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내 7개 종교단체 대표들이 속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28일 "정부와 정당, 의사단체들은 의료 대란을 종식하기 위해 책임 있고,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대한의학회와 의대·의전원협회는 "전쟁 중에도 대화가 필요하다"며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밝혔다. 정부의 유연한 자세와 의협·전공의 단체의 협의체 참여로 의정 갈등을 끝내는 전기가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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