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대통령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
장관 등 고위직 인사에서 푸대접은 여전하고 인구 증가에 걸맞는 국회의원 의석 증원 등 정치력 확장도 요원하다.
중도일보가 10일 현재 윤석열 정부 내각 19개 부처 장관(여가부 공석) 출신 지역을 조사한 결과 충청권은 단 1명에 불과했다.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송미령 농림부 장관으로 전체의 5.2%에 그친다.
현 내각에서 가장 많은 비율은 차지 하고 있는 지역은 집권여당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이 있는 영남이다.
김문수(노동), 이종호(과기), 이주호(교육), 김용현(국방), 박상우(국토), 박성재(법무), 안덕근(산업), 조태열(외교), 오영주(중기), 김영호(통일) 장관 등 10명에 달한다. 무려 52.6%.
다음으로는 서울 출신 장관이 강정애(보훈), 최상목(기재), 조규홍(복지) 등 3명(15.7%)이 포진하고 있어 뒤를 잇는다.
호남은 10.5%다. 이상민(행안), 유인촌(문체) 장관 등이 이 지역에서 태어났다.
강원과 제주는 각각 1명씩으로 전체 비율로 보면 충청권 비율이 같다. 강원 출신은 김완섭(환경), 제주는 강도형(해수) 장관이다.
장관 인사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각 지역별 국정 영향력 또는 정치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인식돼 온 점을 감안할 때 현 내각에서 충청권 인사가 1명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실망스런 대목이다.
처음부턴 그러지 않았다.
윤 대통령 당선 직후 2022년 4월 구성된 초대 내각에선 18개 부처 장관 중 충청 인사는 4명 발탁됐다. 이는 2017년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충청 3명)과 비교할 때 약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당시 '충청의 아들'인 윤 대통령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도 있었는데 정권의 반환점을 돈 현재 장관 인사에서 충청의 몫은 눈에 띄게 쪼그라들었다.
다만, 장관급인 대통령실 비서실장(정진석)과 차관급 대통령실 경호처장(박종준), 사정기관 수장인 검찰총장(심우정)이 충청 출신이라는 점은 위안거리다.
충청권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건 또 있다. 바로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 의석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충청의 인구는 555만 명, 호남은 495명으로 충청이 호남보다 60만 명 가량 차이가 난다. 2013년 두 지역 인구가 역전된 이후 10년이 넘도록 인구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어림 잡아도 충청권이 호남보다 국회의원 의석이 3~4석 많아야 하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충청과 호남의 22대 국회 의석은 28석으로 같다.
국민들의 한 표 한 표가 선거 결과 기여도에서 동등한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표의 등가성 원칙이 충청에겐 훼손된 것이나 다름 없다. 명백한 충청 홀대.
범위를 좁혀 양 쪽의 수부도시 대전과 광주만 비교해 봐도 그렇다. 대전은 144만 명, 광주는 141만 명 가량이지만 국회 의석은 대전 7석, 광주 8석으로 대전이 오히려 적다.
애초 호남의 인구 감소를 감안한 의석수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연말 중앙선관위 선거구획정위는 인구 감소 등을 감안해 전북 의석수를 10석에서 9석으로 줄이는 안(案)을 제출한 것이다.
하지만 22대 총선을 코앞에 둔 올 2월말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국회 정개특위의 결정은 달랐다. 비례의석을 기존 47석에서 1석 줄이는 대신 전북 의석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이같은 결정의 배경엔 보혁(保革) 중 진보진영 본산인 호남의 지역구 유지를 위한 압박을 여야가 모두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대전 의석수를 7석에서 8석으로 늘려야 한다는 충청의 주장은 힘을 받지 못한 채 묵살됐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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