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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반도체특별법 논의… 지역 경제계 "특혜 아니냐" 갸우뚱

일각선 업무시간 늘리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 아냐

김흥수 기자

김흥수 기자

  • 승인 2025-02-05 16:33
  • 수정 2025-02-05 16:36
정부와 정치권이 '반도체특별법' 논의에 불을 붙이고 있는 가운데, 지역 내에서는 이 법안이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는 지적과 함께 타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반도체특별법은 반도체 산업의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해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하는 것이 골자로, 산업계와 노동계 간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에선 52시간제와 같은 경직성으로 인해 업계에 손해로 유동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동계에선 전반적인 근로시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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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특별법 주52시간제 특례 도입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상훈 정책위의장, 권성동 원내대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뉴스 제공
이 같은 논란에도 정부와 여당은 법안 통과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특별법 주 52시간제 특례 도입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주 52시간제로 인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한 목소리로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산업 분야인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경기침체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는 논리다.



그동안 해당 법안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던 야당도 최근 '근로자 동의'를 전제로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입법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경제계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사뭇 다르다.

지역 일각에선 R&D 연구원의 노동력을 갈아 넣어 혁신을 끌어낼 수 있겠냐는 지적과 함께, 무엇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지역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현재 미국 엔비디아에 반도체를 납품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D램에 주력한 나머지 파운드리 시장의 확장성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게 패착 요인"이라면서 "엔비디아 입장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개발부터 생산까지 모두 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인 반면, 위탁생산에 주력하는 대만의 TSMC는 위협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인데, 정부와 정치권이 내부 사정을 모른 체 탁상행정을 하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계속해서 "지금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엔비디아나 TSMC가 직원들의 노동력으로 성장한 게 아니"라면서 "반도체특별법은 근무시간을 늘리는 제도 도입은 워라밸을 중시하는 시대적 흐름에도 맞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만약 여·야가 합의해 반도체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향후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비(非) 반도체 산업계에서는 특혜로 볼 수 있어서다. 경기침체로 공장 가동률이 낮아 현재는 수면 위로 떠오르진 않았지만, 추후 경기가 회복되면 형평성 논란은 불가피 하단 지적이다.

대전의 한 제조업 대표는 "반도체특별법이 고소득 직종인 R&D연구원에 국한되고 있지만, 향후 반도체산업 전 분야로 확대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면서 "대전에만 30여 개 반도체 관련 기업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머지 기업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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