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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풋살장 '어린이 사망사고'...2가지 문제점 노출

원격관리시스템 도입했으나 손만 넣으면 열려
아이들 방과 후 수시 출입한 정황 포착...
FIFA 규정에 맞는 골대 관리 여부도 확인 필요
시와 시교육청, 지원책 및 재발방지 대책도 모색

이희택 기자

이희택 기자

  • 승인 2025-03-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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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4일 사고 현장에 동료 학생들이 모여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가운데가 손가락만 넣으면 열 수 있는 버튼 시스템. 사진=이희택 기자.
세종시 근린공원 내 풋살장에서 발생한 '어린이 사망사고'와 관련, 골대 관리가 앞으로 법적 쟁점이자 재발 방지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중도일보 기자가 2025년 3월 14일 사고 현장을 실제 가보니, 곳곳에서 아쉬운 부분이 확인됐다.

첫 번째는 출입에 관한 문제다. 이 곳 풋살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격관리시스템으로 출입을 허용하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손만 뻗으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구조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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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손만 넣으면 열릴 수 있는 구조가 문제시됐다. 사진=이희택 기자.
이날 현장에 온 동료 학생들은 "자물쇠로 관리되다 원격시스템으로 바뀌고 나서 주변 친구들의 출입이 더 많아졌다. 손만 뻗어 버튼을 누르면 열렸다"고 말했다. 규정상 출입은 세종시 통합 예약 시스템에 사용 신청을 한 시민들에 한해 가능하다.

전날 오후 3시 55분경 안타까운 일을 겪은 A(11) 군도 이렇게 풋살장에 들어왔고, 골대 그물을 잡고 놀던 과정에서 골대가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 이는 현장 CCTV를 확인한 경찰과 세종시 관계자의 전언이다.

두 번째 문제점은 여기서 비롯한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풋살 경기장에서 골대 위에 올라타거나 그물을 잡고 흔드는 일은 종종 있는데, 안전 장치가 FIFA 규정에 맞게 설치된 공공 및 민간 풋살장이 사실상 전무해 늘 위험에 노출됐다.

세종시 축구협회 관계자는 "최근 FIFA 규정을 보면, 풋살 골대는 '전복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지면에 고정되서는 안되며, 안전에 위험하지 않도록 골포스트가 합리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뒤쪽에 적절한 무게를 두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라며 "이에 대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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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청사 실내 풋살장에 설치된 안전 골대 모습. 사진=이희택 기자.
다른 사례를 보면, 정부세종청사 실내 풋살장은 바퀴가 달려 있고 상대적으로 무거운 골대를 사용하고 있다. 유아용 골대에는 삼면 모두에 스펀지 설비를 통해 안전성을 기했다.

시와 시교육청은 일단 '영조물 배상 등에 관한 규정'과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유족들에게 안내하며 사고 접수를 돕고 있다. 이어 지역 풋살장 18개소 전반에 걸쳐 원격관리시스템 설치 시설, 골대 안전성 등의 일제 점검 및 개선 조치를 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조만간 기자회견 등을 통해 문제를 공론화할 예정이다.

손흥민과 이강인 등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에 대한 팬심이 아이들에게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풋살장은 계속 늘고 있는 상황. 지역에서 더 이상 안타까운 일이 재발되지 않기 위한 후속 조치가 절실해졌다.

한편, 이 곳 풋살장은 2014년 554㎡ 규모로 설치됐고, 영조물 배상보험에 가입돼 있다. A 군은 이날 오후 3시 55분 세종소방서 출동과 함께 오후 4시 22분경 충남대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최교진 교육감 등 지역 인사들은 이날 세종시 은하수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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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규정에 따른 골대 안전관리 내용. 사진=세종시 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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