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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산불예방진화대원 60대 이상 고령 뿐… 전문 대원 운영·처우 '열악'

공무직인 산림청 소속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위험수당도 없어

정바름 기자

정바름 기자

  • 승인 2025-03-27 17:36

신문게재 2025-03-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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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산불 발생이 증가하고 있지만, 충청권 산불 진화 전문인력 운영 체계와 처우는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 소속 산불 예방진화대는 단기 일자리로 고용돼 60대 이상 노인이 대부분이라 전문 정예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산림청 소속인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공무직임에도 불구하고 위험수당조차 받지 못해 정부 차원에서 인력과 예산 지원에 대한 개선 논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법적으로 산불 현장에 투입되는 진화 인력으로 각 지자체마다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운영 중이다. 현재 대전에서는 71명, 충남은 619명이 활동 중이다.



문제는 고용 불안정으로 청년 대원은 없고 대부분 고령층이며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각 지자체 소속 대원 평균 나이를 조사한 결과, 대전은 65세, 충남은 60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산불전문예방진화대는 대부분 6개월 단기 일자리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매년 대원 활동 시기는 산불 집중 발생 기간인 2월~ 5월, 11월~12월로 한시적이며, 활동비는 최저임금 수준으로 지급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고용 불안정으로 모집 과정에서 청년 지원 자체가 적고 연령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노인 일자리화' 됐다는 것이 각 지자체의 설명이다. 시골의 경우 대원 모집 자체가 어렵다. 고령층만 지원하다 보니 체력소모가 심한 업무지만 선발 과정에서의 기본적인 체력 검증 역시 생략하는 지역도 있다.

전문 인력 교육도 지자체마다 제각각이다. 예방진화대원이 되면 산불전문교육기관인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에서 이론과 실기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교육비는 국비와 지방비 매칭인데, 예산 상황에 따라 교육 횟수도 지역마다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령 대전의 경우 연 12회 내외 교육이라면, 충남 진화대원이 교육받은 횟수는 연 2회에 불과하다.

이러한 탓에 전문성 부족을 넘어 안전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충청권만이 아닌 전국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지난 22일 경남 산청 산불 현장에서 숨진 예방진화대원 3명 역시 단기 계약직으로 연령대 역시 60대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26일 경북 의성 산불 진압 중 사망한 진화 헬기 조종사 역시 70대로 고령이었다는 점에서다.

지역에서는 산불 전문 인력을 공무직으로라도 고용해 전문 조직화할 수 있도록 정부에 공무원 총액인건비제 조정을 요구하는 건의도 나오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실정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전체 인건비 총액을 정해놓고 인력을 운영하다 보니 현재 정원이 차 있어 예방진화대원을 공무직 화하려고 하면, 환경미화원 등 다른 공무직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2023년 산직동 산불 이후 지속적으로 행정안전부에 전체적인 TO를 늘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대전시는 전문 인력 필요성에 올해 시간선택임기제로 청년 진화 전문 인력 1명을 고용한 상태다.

그나마 공무직인 산림청 소속의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도 처우가 열악하긴 마찬가지다. 매번 현장에 투입돼 화마와 마주하지만, 소방과 달리 위험수당을 지급 받지 못하고 있고 연 기본급 약 3700만 원에 퇴직금, 초과수당, 피복비가 전부다. 전체 435명 중 충청권에서 활동 중인 대원은 60명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2022년부터 기획재정부에 산불재난특수진화대에 위험수당, 가족수당, 출동수당을 지급하기 위한 예산을 올렸지만, 계속 미반영 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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