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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환의 3분 경영] 술 한 잔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현옥란 기자

현옥란 기자

  • 승인 2026-01-04 12:00
홍석환
홍석환 대표
신년 인사를 주고받으며 빠지지 않는 말들이 있다. 목표, 성취, 건강, 행복, 가족 그리고 소주 한 잔이다. 다른 축하 말은 다 무시하고 마음 속에 간직되는 단어 하나가 있다. 소주 한 잔이다. 문자나 전화로 감사 인사와 만날 날을 정한다. 그래도 정이 있는 세대이다. 만나 소주나 막걸리 한 잔 하며 살아온 그리고 살아갈 인생을 이야기한다. 가진 것 없이 무에서 유를 창출해낸 숱한 기적들을 자랑하며 한 잔 한 잔 술이 쌓여간다. 작년부터 소주는 부담이 되고 막걸리를 선호한다.

아내는 술 이야기만 나오면 신경을 세운다. 과음하거나 주정이 있는 지인과 저녁이 있는 날은 내내 신경을 쓴다. 9시 반이 넘으면 전화가 온다. 누구이고 무슨 말 할 것을 알기에 슬슬 마무리를 한다. 이제 사업이나 업무를 목적으로 만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술 한 잔 하는 지인들은 오랜 만남과 정이 깊다. 함께 늙어가기에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술 한 잔에는 삶의 인연이 있다.



어느 순간부터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의례적인 술 한 잔 하자는 말에 응해, 상대를 곤란하게 하지 않는다. 부담 없는 지인과 술 한 잔이 기쁘다. 가만 보면 이들에게는 서로를 묶어주는 인연과 굴레가 있다. 그냥 만나는 것이 아닌 정해진 규칙이 있어 만남을 이어간다. 술 한 잔에도 제약이 있다. 시간과 장소, 비용, 건강, 가족 등이 만남을 구속한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의 만남 기준이 있다. 만남의 가치가 제약보다 클 때, 우리는 기꺼이 만남의 장소로 향한다.

한번의 술 한 잔 만남이 더 이어지지 않고 끝나는 경우도 있다. 이 또한 인연이다. 지속하지 못한 것은 남 탓, 내 탓이 아닌 세월이다. 함께 근무했던 후배가 조직의 장이 되었다. 술 한 잔 하자고 한다. 인생 잘 살아왔다는 생각을 한다.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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