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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기본 틀만 갖춘 대전·충남…운영 설계는 ‘빈껍데기’

통합 이후 행정체계 실종… 특별시의회 운영 계획 없어
의회법 마련이 해결책인데, 법안 논의 없이 통합 추진
속도에만 방점… 제도 정비 없을 시 운영 혼선 우려도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 승인 2026-01-28 16:49

신문게재 2026-01-2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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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생성된 이미지.
대전·충남 통합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당장 올 하반기 출범 예정인 통합특별시 운영과 관련한 빅피처 설계는 뒷전이라는 지적이다.

몸집이 커진 대전 충남의 양대 축 역할을 하게 될 통합특별시 행정당국과 의회운영 시스템 마련에는 팔짱을 끼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통합특별시 출범과 동시에 불안정한 과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여야와 대전시 충남도 등에 따르면 현재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한 정부와 정치권의 논의는 통합 시점과 재정 인센티브에 집중돼 있다.

통합에 합의하면 최대 수십조 원의 재정 지원이 가능하다는 구상이 제시되면서 '언제, 얼마나 받느냐'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것.



반면 통합 이후 행정당국을 어떻게 구성하고 작동시킬지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가장 먼저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은 행정당국과 의회의 관계설정이다.

일례가 특별시의회 운영 방안이다. 현재 집행부 견제 역할을 하는 대전시의회와 충남도의회의 역할 변화에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통합 이후 이 기능을 어떤 의회가 맡을지, 기존 광역의회를 어떻게 정리할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은 드러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특별시의회 설치를 전제로 하는 (가칭) 대전충남통합의회법 제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현재 이 법안에 대한 논의는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의회법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초기 통합 단계에서 의회의 견제 기능이 사실상 공백이 되고 집행부 권한이 과도하게 커질 수밖에 없다.

의회 문제는 단순한 조직 통합 차원을 넘어선다.

행정사무감사와 예산 심의, 정책 견제 기능이 느슨해지면 통합 초기 행정 안정성을 담보할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치구 위상과 자치권 문제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대전의 자치구는 광역 행정 수요가 큰 구조 속에서 이미 재정과 권한이 제한돼 왔다. 통합 이후에도 권한과 재정 구조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행정 서비스는 오히려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행정 정체성 문제도 변수다.

대전이라는 광역 행정 단위가 사라진 이후 도시계획, 교통, 산업 정책 등 광역 사무를 조정할 별도의 거버넌스가 필요하며, 이를 대체할 법적·제도적 장치 역시 구체화되지 않았다. 통합이라는 틀만 먼저 만들어질 경우, 운영 단계에서 제도를 덧대는 '사후 설계'가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통합의 속도와 재정에만 방점이 찍힌 채 제도 정비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특별시는 출범과 동시에 운영 혼선과 제도적 공백을 안고 출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통합의 목표와 현실 사이 간극이 크다"며 "재정과 명칭 논의에만 치중할 경우, 행정 운영의 실질적 안정성 확보는 요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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