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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수석 이천시장, 반도체 연구단지 추진계획 결재 (사진=이천시 제공) |
지방정부의 공약은 종종 출발선에서 속도를 잃는다. 계획은 있지만 재원과 인허가, 이해관계 조정이라는 현실의 벽 앞에서 장기간 표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첫 결재'라는 행정 행위가 갖는 의미는 단순하지 않다.
이번 반도체 연구단지 구상은 기존 산업 기반 위에 연구·실증·창업·인재양성·정주 기능을 결합한 복합 구조를 지향한다. 한마디로 말해 '산업단지'가 아니라 '생태계'다. 기업만 들어오는 공간이 아니라 연구자와 창업가, 학생과 근로자가 함께 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구상이 현실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부지 확보, 국가 산업정책과의 정합성, 관계기관 협의, 민간 투자 유치 등 넘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국가 전략 산업인 만큼 지방정부 단독의 설계만으로 완성되기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재가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공약을 '정책 문서'가 아닌 '실행 계획'으로 끌어내리는 첫 행정적 신호라는 점이다. 지방행정에서 이 첫 단추가 제대로 꿰어지느냐에 따라 이후 4년의 시정 성과는 크게 달라진다.
성수석 시장이 강조한 "시민과의 약속"이라는 표현 역시 같은 맥락이다. 공약은 결국 시민과의 계약이다. 그 계약이 신뢰로 남을지, 구호로 남을지는 첫 실행 단계에서 이미 절반이 결정된다.
민선 9기 이천시가 반도체 도시라는 기존의 산업 정체성을 '연구·혁신 중심 도시'로 확장할 수 있을지, 이번 1호 공약의 추진 과정이 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천=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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