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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책연구기관, 구멍 난 보안 시스템

  • 승인 2026-07-30 17:02

신문게재 2026-07-31 19면

감사원 감사로 드러난 국가 전략산업 연구·개발을 맡은 국책연구기관들의 허술한 보안 관리 실태는 충격적이다. 상당수 기관들이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은 채 서버를 운영하고, 보안 취약점을 막기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항공우주연구원에선 대학으로 이직한 연구원이 퇴직 전 사용하던 연구 과제 등 6만여개 파일이 담긴 PC 하드디스크를 떼어 무단 반출했음에도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이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사고가 잇따르자 국책연구기관 6곳의 보안 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는 사실상 해킹에 무방비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사 대상은 원자력연, 전자통신연, 항공우주연, 생명연, 한국과학기술연, 한국과학기술정보연 등으로 국가전략 기술을 다루는 국책연구기관이다. 원자력연을 제외한 5개 기관 서버 1만7073대 중 백신 설치는 374대(2.2%)에 불과했다.

감사원이 백신을 설치하지 않은 주요 서버 251대를 검사한 결과 21대가 악성 프로그램에 감염돼 있었다고 한다. 서버를 장악해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고위험 악성 프로그램으로, 외부 해킹에 무방비 상태로 관리된 것이다. 의무 사항이 아니라 백신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주요 국책연구기관이 보안의 중요성을 망각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하드디스크만 12개에 달한다.

감사원이 오죽하면 각 기관에서 발견한 3건의 중대 문제는 보안 취약점이 노출될 수 있다며 비공개 결정을 했을까 싶다.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을 확보하려는 각국의 경쟁은 또 다른 전장이다. 증시 상장으로 한국 증시를 초토화시킨 중국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비약적인 성장은 한국인 기술자가 빼돌린 첨단 기술의 도움이 컸다.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교육시스템조차 해킹돼 논란이 되고 있다. 구멍 난 보안을 토대로 구축한 과학기술과 안보는 '모래성'과 다름없음을 각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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