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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잊혀지는 민속놀이 활성화로 K컬처의 미래를 열자

김덕희 전 우송대학교 교수

방원기 기자

방원기 기자

  • 승인 2026-09-07 17:24

신문게재 2026-09-08 19면

김덕희 우송대 교수 풍경소리
김덕희 전 우송대학교 교수
이제 곧 추석이 다가온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전해온다. 흔히 추석과 같은 명절에는 온 가족이 모여 웃음꽃을 피우고, 온 동리 주민들이 화합하는 방안에는 우리의 생활 속에 전래된 민속놀이가 있었다. 민속놀이 속에는 화합과 단결, 웃음과 해학, 통찰과 지혜가 펼쳐지는 놀이요 춤이며 흥겨움이 묻어나는 종합 예술인 동시에 아름다운 축제의 장이 된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가 생활 속에 침투된 현실은 여럿이 보다 혼자서 즐기고, 함께 보다 나홀로족이 늘어나는 시대에 직면해 있다. 우리의 민속놀이는 귀중한 민족의 놀이 자산이며 흥겨운 오락이고 스포츠인 셈이다. 이처럼 소중한 우리의 민속놀이가 사라져가는 것이 아쉽기만 하기에 민속 놀이터와 그 놀이 정신은 다시 찾아야 할 값진 유산이라고 본다.

"노는 것이 배우는 것이다"라는 옛말이 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놀이를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공동체를 잇고 지혜를 전하는 통로로 여겼다. 우리의 현실을 보면 아이들의 손에는 윷가락 대신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고, 널뛰기 마당 대신 온라인 게임 화면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명절에나 겨우 얼굴을 비추는 민속놀이는 어느새 '박물관 속 유물'처럼 낯설어지고 있다. 그러나 세계가 K컬처에 열광하는 지금이야말로, 우리 안에 잠들어 있던 민속놀이의 가치를 다시 꺼내 볼 때다. 민속놀이의 진짜 가치는 승패가 아니라 그 과정에 있다. 윷놀이는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웃음을 나누게 하고, 강강술래는 여럿이 손을 맞잡아야만 완성되는 공동체의 춤이다. 제기차기와 팽이치기는 몸의 균형과 집중력을 길러주고, 투호와 비석치기는 기다림과 예의를 가르친다. "함께 놀아본 사람이 함께 살 줄 안다"는 말처럼, 민속놀이는 협동과 배려, 절제를 몸으로 익히게 하고 살아 있는 몸과 마음을 열고 웃음을 창출하는 정서 형성의 교육이었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잃어가는 공동체 정신과 정서적 유대를 회복시켜줄 귀중한 자산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재론하지만 디지털의 편의성과 속도를 지향하는 현시대는 안타깝게도 명절날조차도 일상에서 민속놀이가 잊혀 가고 있음이 너무나도 아쉽다. 이제 민속놀이의 전승과 가치 보존을 위한 실천 방안을 고민해 볼 때다. 첫째, 학교 교육과의 접목이 필요하다. 체육 시간이나 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에 민속놀이를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하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몸으로 익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지역 축제와 마을 공동체 행사를 통한 세대 간 전수가 중요하다. 어르신이 직접 시범을 보이고 아이들이 따라 하는 '살아 있는 전수' 방식은 어떤 교과서보다 강력한 전달력을 갖는다. 셋째,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이다. 놀이 방법과 유래, 지역별 변형까지 영상과 기록으로 남겨 후대와 해외동포, 외국인 학습자까지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지자체와 문화유산청 차원의 체계적 지원과 전문 강사 양성과 활동이 뒷받침되어야 명맥이 끊이지 않는다.

이제 K컬처와 만난 민속놀이, 세계로 향하게 해야 할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민속놀이가 이미 K컬처 확산의 숨은 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으로 흥행한 드라마 속 '딱지치기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장면은 전 세계 시청자에게 한국의 놀이 문화를 각인시켰고, 이후 해외에서 관련 놀이 체험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소비되었다. 이는 민속놀이가 단순한 전통이 아니라 매력적인 문화 콘텐츠로 재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K팝, K드라마와 더불어 민속놀이를 체험형 관광 상품, 웹툰, 게임 콘텐츠로 확장한다면, 한류는 '보는 한류'에서 '함께 노는 한류'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민속놀이의 가치를 지키는 일도 꾸준함이 관건이다. 교육 현장의 관심, 지역사회의 실천, 그리고 K컬처라는 세계적 플랫폼이 삼박자를 이룰 때, 민속놀이는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문화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우리의 놀이가 세계인의 놀이가 되는 그날을 위해, 지금 우리에게는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 이번 추석 때는 집마다, 마을마다 민속놀이로 하나 되는 공동체의 웃음이 보름달처럼 둥글게 번져가길 바란다. /김덕희 전 우송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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