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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더~"가 사고 부른다…해루질 안전수칙, 생명과 직결

최근 5년여간 연안 사고 422건·592명 구조, 사망·실종 94명, 충남 32명 전국 최다
고립사고 71.1%·야간사고 55.9%, "물때 확인하고 출수 시간 반드시 지켜야" 강조

임붕순 기자

임붕순 기자

  • 승인 2026-09-14 00:21

최근 해루질이 인기 해양 레저로 급부상하며 안전사고가 빈번해지고 있는데, 특히 야간 시간대 고립과 익수로 인한 인명 피해가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고의 주요 원인은 물때 미확인과 무리한 채취 활동으로 분석되며, 지역별로는 조수간만의 차가 큰 충남 지역에서 가장 많은 사망 및 실종자가 집계되었습니다.

안전한 해루질을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기상과 물때를 확인하고, 야간 활동 자제 등 기본 수칙을 지키며 욕심을 버리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신속히 퇴거해야 합니다.

서산소방서, 수난구조훈련 (3)
서산소방서, 수난구조훈련 모습(사진=서산소방서 제공, 기사와 관련 없음)
여름의 끝자락에 접어들면서 바다와 갯벌을 찾는 막바지 휴가객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해루질 안전사고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지만 낮 시간대에는 여전히 물놀이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갯벌이나 얕은 바다에서 조개와 게, 낙지 등 해산물을 직접 채취하는 해루질이 새로운 해양 레저활동으로 인기를 끌면서 안전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해루질은 바닷물이 빠진 갯벌이나 연안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활동으로, 최근에는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른바 '해루질 명소'가 소개되면서 경험이 없는 이용객들도 쉽게 현장을 찾고 있다.

문제는 바다와 갯벌의 특성을 충분히 알지 못한 채 즐거움에 집중하다 보면 위험 상황을 인지했을 때 이미 대처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해양경찰청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해루질 관련 연안 사고는 모두 42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92명이 구조됐지만 사망하거나 실종된 사람도 94명에 달했다. 특히 2025년에는 사망·실종자가 2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9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사고 유형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고립'이었다. 전체 422건 중 300건으로 71.1%를 차지했으며, 익수 69건, 추락 1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사고 발생 빈도만 놓고 보면 고립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의미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실제 사망·실종으로 이어진 경우에는 익수의 위험성이 가장 높았다는 점이다. 사망·실종자 94명 가운데 익수가 50명으로 53.2%를 차지했고, 고립 35명, 추락 9명 순으로 나타났다.



시간대별 사고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전체 해루질 사고 422건 가운데 236건, 55.9%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 야간시간대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두운 환경에서는 갯벌의 굴곡이나 갯골을 식별하기 어렵고 밀물의 움직임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쉽지 않아 위험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지역별로는 충남의 인명피해가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충남에서 발생한 해루질 사망·실종자는 32명으로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인천 11명, 강원·경북 각 9명, 전북 8명 등이 뒤를 이었다. 충남에는 서산과 태안, 당진 등 해안과 갯벌을 접한 지역이 많아 해루질객과 갯벌체험객들의 안전관리가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특히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큰 지역이 많아 썰물 때 육지에서 멀리 이동했다가 밀물이 시작되면 짧은 시간 안에 퇴로가 차단될 수 있다.

해루질을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채취의 재미 때문에 '조금만 더'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눈앞에 해산물이 보이면 한두 개를 더 잡고 싶은 마음에 당초 계획했던 출수시간을 넘기기 쉽다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갯벌에서는 해산물을 찾느라 시선이 바닥에 머무르기 쉽고, 주변 지형이나 물길의 변화, 밀물의 진행 상황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 익숙한 장소라고 하더라도 물때와 기상 조건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야간 해루질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낮에는 쉽게 보이던 갯골과 웅덩이, 이동 경로가 어둠 속에서는 식별하기 어려워지고 방향을 잃을 가능성도 커진다. 실제 통계에서도 전체 사고의 절반 이상이 야간시간대에 집중된 만큼 가급적 야간 해루질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해루질에 나서기 전에는 반드시 물때와 기상정보를 확인하고, 활동 장소의 지형과 출입 가능 구역을 사전에 살펴야 한다. 자신의 경험과 체력에 맞는 범위에서 움직이고 혼자보다는 일행과 함께 활동하는 것도 중요하다.

휴대전화와 랜턴 등 비상 장비를 준비하고 가족이나 지인에게 활동 장소와 귀가 예정시간을 미리 알려두는 것도 사고 발생 시 신속한 구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정해진 출수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채취를 중단하고 즉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조금만 더'라는 욕심으로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

만약 예상보다 물이 빠르게 차오르거나 퇴로가 막혔다면 무리하게 물길을 건너 탈출하려 하기보다 즉시 119 또는 해양경찰에 구조를 요청하고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해루질은 바다와 갯벌의 생태를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색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레저활동이다. 그러나 바다가 주는 즐거움 뒤에는 조석 변화와 지형, 기상이라는 변수가 항상 존재한다.

최근 통계가 보여주듯 해루질 사고는 단순한 안전사고에 그치지 않고 고립과 익수로 이어져 소중한 생명을 잃게 할 수 있다.

여름 막바지의 바다를 즐기기 위해 나선 길이 안타까운 사고로 끝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많이 잡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정해진 시간에 안전하게 돌아오는 것이다.

'한 번만 더'보다 '지금 나가자'는 판단이 먼저다. 해루질의 즐거움을 오래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물때 확인과 출수시간 준수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서산=임붕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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