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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윤여환 충남대 명예교수, ‘스캔들’로 다시 맺은 인연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
희부인 초상화로 다시 만나다

한성일 기자

한성일 기자

  • 승인 2026-09-22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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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환 충남대 명예교수. 사진=윤여환 교수 제공
2003년 큰 화제를 모았던 이재용 감독, 이미숙, 배용준, 전도연 주연 영화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가 넷플릭스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스캔들'은 억압과 금기가 짙었던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조 씨 부인과 조원이 벌이는 위험한 사랑 내기와 그 사이에 놓인 희연의 이야기를 그린 관능적인 시대극이다. 사랑을 유희처럼 여기던 인물들이 어느 순간 진심에 휘말리면서 이야기는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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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량교 희부인 초상' 사진=윤여환 교수 제공
한국화가인 윤여환 충남대 명예교수는 2003년 영화 〈스캔들〉에 등장했던 '숙부인 정 씨 초상'과 화첩 그림들을 제작한 데 이어, 2026년 9월 18일 공개된 정지우 연출, 손예진, 지창욱, 나나 주연 넷플릭스 〈스캔들〉에서도 '하량교 희부인 초상'을 그리며 23년 만에 다시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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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량교 희부인 초상' 사진=윤여환 교수 제공
이번에 제작한 초상화의 주인공은 극 중 하량교(청계천 다리)에서 담배를 유통·판매하는 '연초전(煙草廛)'을 운영하는 홍분희 여사, 곧 소옥의 모친인 '희부인'(한선화 분)이다.



극 중 인물들은 소옥모가 운영하는 연초전을 그 위치에 따라 '하량교'라 부르는데, 이에 따라 초상화의 제목 역시 ‘하량교 희부인 초상’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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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량교 희부인 초상' 사진=윤여환 교수 제공
'희부인'이라는 호칭 또한 실제 신분상의 명칭이 아니라, 양반 여성의 격식을 동경하는 소옥모의 허영과 욕망을 드러내기 위해 스스로 지어 붙였다는 극 중 설정이다.

이 초상화는 극 중에서 '단원 김홍도가 그린 작품'으로 설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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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량교 희부인 초상' 사진=윤여환 교수 제공
윤여환 교수는 "희부인 역을 맡은 배우의 용모를 핍진(실물과 아주 비슷)하게 살리면서 화려한 복식과 화장, 장신구까지 구현해야 했기 때문에 김홍도 시대 초상화의 전형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와 극 중 인물의 성격을 함께 담아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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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량교 희부인 초상' 사진=윤여환 교수 제공
특히 풍성한 가채의 결을 촘촘히 쌓아 올리는 '적선법(積線法)'을 비롯해 떨잠과 비녀, 귀걸이 등의 장신구를 정교하게 묘사한 점은 윤 교수 초상화법의 특징이다.

얼굴 역시 '육리문법(肉理紋法)'을 바탕으로 피부의 미세한 결에서부터 용모와 표정에 이르기까지 세밀하게 표현함으로써 인물의 사실성과 생동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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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량교 희부인 초상' 사진=윤여환 교수 제공
23년 전〈숙부인 정 씨 초상>에서 시작된 〈스캔들〉과의 인연은 이제 ‘하량교 희부인 초상’으로 다시 이어졌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8부작 〈스캔들〉 제1화에 등장하며, 시대극 속 초상화가 극 중 인물의 성격과 서사를 어떻게 시각화하는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장면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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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량교 희부인 초상' 사진=윤여환 교수 제공
윤여환 교수는 “2003년 영화 〈스캔들〉의 숙부인 초상화와 화첩을 제작한 인연을 바탕으로, 넷플릭스 8부작 〈스캔들〉에 등장하는 희부인 초상화를 그렸다”며 “작품은 연초전을 운영하는 홍분희의 허영과 욕망을 드러내는 극 중 설정과 한선화 배우의 용모, 화려한 복식과 장신구를 반영해 제작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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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량교 희부인 초상' 사진=윤여환 교수 제공
한편 윤 교수는 1953년 서천 출생으로 호는 석천(石川), 당호는 소석헌(素石軒)이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제23회 유관순상 특별상, 한국민영방송대상 최우수상, 대한민국 미술인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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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 ’포스터. 사진=윤여환 교수 제공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학장을 역임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국어교과서에 실린 전래동화를 그림으로 그려 연구수업을 한 이후 지금까지 사유기행(思惟記行)과 영정기행(影幀記行)으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독자적 화풍을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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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개봉된 ‘스캔들’ 포스터. 사진=윤여환 교수 제공
어린 시절 고향 언덕에서 만난 까만 염소의 눈, 이 세상을 바라보지 않고 피안의 세계를 보는 것 같은 그 신비에 찬 오묘한 눈빛에 매료되어 1980년도부터 주로 사색의 염소 작업을 해 오며, 명상에서 얻어낸 묵시찬가(默示讚歌), 사유문자(思惟文字)와 도가적 사유 개념인 곡신사유(谷神思惟) 등을 통해 참나(眞我)를 찾기 위한 구도자적 표현기제로 도출시켜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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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부인 정 씨 초상' 사진=윤여환 교수 제공
1980년에는 사색하는 세 마리의 소를 그려 국전에서 첫 특선을 했고, 그 후 염소와 소(牛) 작품으로 4차례 특선을 받아 '국전 초대작가'가 됐다. 1981년 중앙미술대전에서는 여명을 기다리는 세 마리의 염소작품을 출품해 대상 없는 장려상을 받아 그때부터 적선법(積線法)에 의한 독특한 동물작가로 한국화 분야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왔다.

1982년 29세에 창원대 교수로 임명돼 후학을 배출하기 시작했고, 1986년 9월에는 충남대로 자리를 옮겨 회화과 한국화전공을 신설했다. 그는 2020년 2월 말까지 40여 년간 근무하면서 많은 제자들과 현직교수들을 배출했고, 2020년 3월부터는 충남대 회화과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올바른 지도에 갈증을 느끼는 사회적 제자들에게 프로작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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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부인 정 씨 초상' 사진=윤여환 교수 제공
그는 1995년부터 유관순 열사 영정과 논개, 김만덕, 박팽년, 정문부, 도미 부인, 조헌 등 대표적인 국가표준영정 7위를 제작했고, 2020년에는 한국천주교 103위 순교성인 중 聖 이광열, 김임이, 손소벽, 권희, 유진길, 유대철 등 표준성인화 6위를 제작해 천주교주교회의의 인준을 받았다.

그밖에도 조선시대 유학자 성혼 영정과 공신 최산두, 조응록, 진사공 선용신, 훈융공 이진한 장군 영정 등도 제작했고, 각원사 법인 대선사와 한마음선원 대행 대선사, 통도사 경봉 대종사, 통도사 원산 대종사 진영 등 스님 진영도 제작했다. 현재 선현의 표준영정 3위를 제작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한국인의 초상인물화를 남기며 폭넓은 영정 미술 문화를 다져나가고 있다.

2019년에는 조선시대 여성시인 김호연재의 생애와 시문학을 돌아보고, 직계 혈손들을 통해 그의 용모를 찾아가 김호연재 영정으로 환생되는 과정을 그린 'TJB창사특집_다큐판타지 환생, 달의 소리'를 7개월간 출연 제작해 1시간 동안 방송됐다. 그 결과 큰 호평을 받아 2020년 4월 17일에 ‘한국민영방송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22년 6월에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종이의집_공동경제구역’에도 10만 원권 지폐로 유관순 열사 표준영정이 도안돼 나오고 그의 대표작품 4점을 협찬했다.

2022년 40여 년간 왕성한 창작 활동을 전개하며 한국인 인물화 표현에 독보적 영역을 구축하고 후학 지도 및 신예 작가 발굴에 힘쓰는 등 지역 전통미술 발전에 기여한 공이 높게 평가돼 대전시 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023년에는 대전시 문화상 수상기념 및 화집출판기념 ‘화업49년 윤여환 회고전’을 개최해 그의 화업 49년을 성찰하고 재조명해 보는 전시회를 가졌다.

또 2023년부터 본격적인 유튜버로서, 윤여환의 미술 유튜브 영상을 통해 미술과 일상, 철학과 종교적 관조 등을 새롭게 편집해 올리고 있다.

2024년에는 대전미술협회 주최 2024 대전미술인 공로상과 충남도 유관순상위원회와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 제23회 유관순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2025년 TJB창사 30주년 기념 특별기획 ‘화첩기행전’에서 '양들의 초상'을 선보였는데, 순한 양의 생태적 모습에서 신앙적 자아 성찰과 신앙적 순종의 의미를 짚어보고, 청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소망을 구현해 보였다.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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