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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를 아시나요?]조새-굴의 생태반영의 극치

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자연사팀장

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자연사팀장

  • 승인 2007-08-07 00:00

신문게재 2007-08-08 21면

생굴이 한층 입맛을 돋운다. 생굴을 먹을 때 단단한 굴 딱지를 보자마자 단단한 굴 딱지를 어떻게 깨서 굴을 따낼까? 한 번쯤 고개를 갸웃한 적이 있을 것이다. 굴 딱지를 깨고 굴을 따는데 쓰는 도구가 바로 조새이다. 굴은 딱딱한 껍데기로 싸여 있는데, 석회질 성분으로 된 껍데기는 바위에 매우 단단하게 붙어있다. 이 굴을 따기 위하여 특수한 도구를 만들어 냈는데 우리가 언뜻 보기에도 이상하게 생겼다.

조새는 약 30cm정도의 나무도막에 윗부분은 주먹만한 크기로 뭉툭하게 만들고 초생달 모습의 긴 송곳을 아래쪽은 길고 위쪽은 약간 짧게 박았으며 손잡이 끝에는 갈고리가 달려있다. 조새를 이용하여 굴을 따기 위해서는 먼저 아래쪽 긴 부분으로 굴 껍데기를 톡톡 두드려 깨고 짧은 부분으로 껍데기를 걷어낸 다음 갈고리처럼 생긴 부분으로 굴을 떼어내 그릇에 담는다.

이 일련의 작업과정은 한손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즉 조새를 사용하는데 있어 위쪽의 주먹만한 크기의 뭉툭한 부분의 무게가 굴 껍질을 깰 때 망치머리처럼 내리치는 힘을 집중시켜 쉽게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송곳과 갈고리가 조새를 잡은 손놀림의 각도에 맞도록 고안되어 있다.

하찮게 보이는 조새에서도 우리는 굴의 생태를 잘 인식하고 굴 따기에 가장 효율적인 도구를 만들어 낸 우리 어부들의 과학 슬기를 찾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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