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쪽문에는 외부인과 애완견 출입을 금지하는 팻말과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
"외부인과 애완견 출입금지입니다."
한남대가 출입구마다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내걸어 학생들과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학이 지역사회와 소통할 방법은 담장 없애기와 도서관 개방인데 한남대는 되레 장벽을 만들어 '도시의 섬'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7일 한남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잇단 교내 사건 사고로 학생 안전을 위해 외부인 교내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실제 기자가 찾아가 보니 차량 진입이 가능한 정문과 북문은 물론이고 중앙도서관과 기숙사 옆쪽의 쪽문에도 '출입금지'라는 팻말과 플래카드가 큼직하게 걸려 있었다.
문 하나를 두고 밀집해 있는 상인과 주민들은 폐쇄적인 학교방침에 불만이 크다.
쪽문 바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56) 씨는 "언제부터인가 이런 팻말이 붙었다"며 "정문 쪽에서 쪽문으로 지나가야 하는 상인들까지 외부인이라 막는다면 너무한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반려인 이 모(27·여)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애견과 함께 산책하던 중 경비원에게 제재를 당했다"며 "배변 처리 때문이라는 건 알지만, 북문으로 나가야 하는데 지나가지 못하게 해서 한남대를 삥 돌아서 집에 가야 했다"고 푸념했다.
'외부인 출입금지'에 대한 불만은 도서관에서도 나타났다.
3월부터 한남대 중앙도서관 열람실은 학생증에 있는 바코드를 찍어야만 들어갈 수 있다.
일반인 이용자는 어떻게 이용해야 하느냐고 묻자 도서관 직원은 "원칙적으로 한남대는 외부인 출입금지"라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중앙도서관 앞에서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만났다. 취업준비로 필요한 서적을 빌리려 왔는데 재학생과 교직원이 아니면 특별 열람증을 끊어야 한다고 해서 포기했다며 특별 열람증을 끊으려면 10만 원의 예치금이 필요한데 형편이 녹록지 않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덕훈 총장의 폐쇄된 정책에 쓴소리를 보낸다. 학생들의 사고 예방이나 학업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라면 자체 안전시스템 점검과 도서관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계 관계자는 "담장을 치고 외부인들을 막는다고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대학이 소유한 하드웨어를 최대한 공유하는 소통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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