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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미디어 시대의 소통

정용도 미술비평가

입력 2019-05-20 09:18   수정 2019-05-20 14:03
신문게재 2019-05-21 23면

정용도
정용도 미술비평가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에 속해 있는 개인들 간의 합의가 전제되어야만 하고, 우리는 합의에 의한 통치를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민주주의는 누구에게나 의견 개진의 기회를 열어놓지만 누구도 자신의 의견만이 옳다고 고집할 수 없다. 합의되지 않은 의견은 독단일 뿐이다. 이런 맥락과 더불어 미디어적 현실이라는 패러다임을 적용하면 21세기 대한민국 사회의 수많은 문화적, 사회정치적 사건들에 대한 이해의 방향성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시대에나 소통이 중요했지만 21세기 미디어 시대에 소통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다양한 의견 표출은 개인의 목소리가 사회나 국가의 이데올로기적인 프레임을 해체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수년 전부터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한 1인 방송의 파급력이 확대되면서 기존 언론과 방송이 오피니언 리더로서 가지고 있던 권력의 이동 혹은 와해 과정이 시작되었는데, 이는 그동안 이데올로기적으로 미화돼 왔던 거대서사들의 한계와 더불어 기존의 부조리한 권력의 증거나 시스템의 모순의 증거들이 개인들이 일상적으로 접근 가능한 다양한 인터넷 기기들을 통해 다양한 경로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들이 21세기적인 소통의 해체적인 재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미디어 시대의 개인들은 일방적인 정보 전달에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는 농경산업사회의 이데올로기적인 흑백논리를 적용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현실은 각 집단 간의 신념의 전쟁터라고 말할 수 있다. 경제적인 가치든 아니면 정치적인 입장에 근거하고 있든 매일 수많은 신념이 경쟁하고 충돌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매순간 목격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개인이나 소수의 탐욕을 마치 다수의 의견인 듯이 왜곡하는 경우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목전의 사건들이 그들의 이익에 관련될 때나 혹은 돈과 권력의 비천한 속성에 함몰되었을 때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개인의 행복을 배제하고 민족의 번영과 영광스런 미래를 세뇌 시키면서 스스로의 권력에 함몰되었던 히틀러를 비롯한 역사 속의 수많은 독재정권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현재가 없는 미래는 보장될 수 없다. 역사는 끊임없는 선택에 의해 만들어지고 긍정적인 미래는 우리의 양심적인 행동과 책임을 담보로 구축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삶을 탐욕의 도구나 안락함의 수단으로 타락시키지 않을 정신의 순수성을 지킬 필요가 있다. 사회가 문화적으로 투명해질 때, 말하자면 모든 개인이 서로 다양한 관점과 의견들을 수용하고 능동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 때, 그 사회는 다음 차원으로 진보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삶이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타인이 행복할 수 있는 조건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자기 삶의 성찰과 타인에 대한 이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자기 자신의 성찰은 과거와의 소통이고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자기가 만들어 가는 삶과의 소통이다. 정용도 미술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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