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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패배 원인엔 관심 없나”… 수도권과 영남권 얘기뿐인 국힘 토론회

여의도연구원 주재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
당내 패널 모두 수도권과 영남권, 전문가 역시 수도권과 영남권 패인에 관심
대전과 세종 21대에 이어 또다시 0석, 충남·충북도 사정 비슷… 충청권 들러리 그만 세워야

윤희진 기자

윤희진 기자

  • 승인 2024-04-25 15:23
  • 수정 2024-04-26 06:30

신문게재 2024-04-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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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에서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을 주제로 여의도연구원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 참패 원인과 과제를 논하는 국민의힘 토론회에서 충청권 패인에 대해선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다.

패널로 참석한 당내 인사 모두 수도권과 영남권인 데다, 전문가들 역시 수도권과 영남권 패인을 중심으로 발언을 쏟아냈지만, 충청권은 관심사 밖이었다.

국힘의 싱크탱크인 (재)여의도연구원은 25일 오전 중앙당사 3층 대회의실에서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제22대 총선 과정에서 부족했던 점을 분석하고 보수정당이 나가야 할 방향 마련을 위해 마련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은 토론회에는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김종혁 국힘 조직부총장(경기 고양시병), 서지영 국회의원 당선자(부산 동래구), 김재섭 국회의원 당선자(서울 도봉구갑) 등이 참석했다.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과 배준영 사무총장 권한대행도 토론회장을 찾았다.

김재섭 당선인은 "수도권 민심과 전혀 다른 얘기들이 중앙당에서 계속 내려오는 상황에서 개개인 후보가 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이라는 게 너무 협소해진다"며 "수도권 중심으로 당이 개편되고 수도권에서 낙선한 분들의 목소리가 절대적으로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경기 고양병에서 낙선한 김종혁 조직부총장은 "영남 자민련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당의 미래는 없을 것 같다. 영남 당선자들께서도 일부로라도 자기희생을 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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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을 주제로 여의도연구원이 연 토론회에서 메모를 하면서 패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 역시 수도권·영남권 패인과 함께 특정 세대에 대한 전략을 총선 패배의 원인이라고 봤다.

박명호 교수는 "세대로 치면 고령층에 국한됐고 2030에서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비주류가 된 것 아닌가. 지역적으로는 수도권을 포기한 정당이 됐고 영남 자민련 소리를 들어도 크게 이상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배종찬 소장은 "국민의힘은 '경포당'(경기도를 포기한 정당)이 됐는데 경기도를 포기해서는 1당이고 다수당이고 아예 불가능하다"며 "국민의힘은 '4포당'(40대 포기 당)이 됐는데 40대 포기 전략이 아니라 40대 포위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패널 대부분이 수도권과 영남권에 대한 의견을 내놨지만, 대전과 세종, 충남·북 등 중원에 대해선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다.

22대 총선 결과, 국힘은 충청권 전체 28석 중 6석을 얻는데 그쳤다. 대전(7석)과 세종(2석)에선 21대 총선에 이어 또다시 단 1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다. 전례 없는, 참담한 성적표다. 충남의 경우 21대에는 11석 중 5석을 얻었지만, 이번엔 3석에 그쳤다. 그나마 충북에서 선방했다고 하지만, 결과는 21대와 같이 8석 중 3석을 얻었다.

대선은 물론 총선과 지방선거 때마다 충청권을 ‘스윙보터(Swing Voter), 캐스팅보터’(Casting Voter)라며 온갖 공을 들이겠다고 약속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대부분 ‘재검토’ 내지 ‘폐기 처분’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6석이라도 확보하며 교두보를 지키고 있음에도 당 지도부 등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당선인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여의도 정가 관계자는 “여전히 국힘 안팎에선 수도권과 영남권 얘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선거 때는 전략지라고 치켜세우지만, 선거가 끝나면 들러리 신세를 반복하고 있다”며 “당내 충청권 인사와 당선자들이 지분을 보장받기 위해선 바위에 부딪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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