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 처벌 기준이 강화된 '제2 윤창호법'이 본격 시행된 이튿날인 26일 찾은 한 식당은 테이블이 텅텅 비어있었다. 두 시간 동안 두서너 명만 포장해갔을 뿐 자리를 잡고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은 한 명도 오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손님들로 북적일 시간이었지만, 음주단속이 강화되면서 여름철이면 잘 나가던 '치맥'도 조심스러워진 때문이다.
원신흥동 모 식당 사장은 "밤 11시 30분 문 닫을 때까지도 손님이 많았는데, 당황스럽다"며 "음주 단속하는 것은 좋은데 굳이 아침 단속까지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처벌을 강화해야지 기준을 그렇게 낮춰버리면 자영업자들 죽으란 거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음주단속 강화로 인한 불똥이 자영업자들에게 튀고 있는 상황이다.
'윤창호법' 이후에도 음주 관련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정부는 측정기준과 처벌을 강화한 '제2 윤창호법'을 시행했다. 개정법에 따라 면허정지 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기존 0.05%에서 0.03%로, 면허취소 기준은 0.1%에서 0.08%로 낮췄다.
처벌 상한도 현행 징역 3년, 벌금 1000만원에서 징역 5년, 벌금 2000만원으로 높아졌고, 음주단속 적발 면허취소 기준도 3회에서 2회로 강화했다. 또 음주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낸 경우 운전 결격 기간을 5년으로 두는 내용도 새로 담겼다.
면허정지 기준인 0.03%는 체중 65㎏인 남성이 소주 한잔 마셨을 때 나오는 수치다. 이처럼 강화된 기준으로 술이 덜 깬 채 운전하는 '숙취운전'도 처벌받을 가능성이 커지자 자영업자에 후폭풍이 미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식당주인 A 씨도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처벌 강화하는 건 당연하고, 음주운전은 절대 안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윤창호법' 취지가 경제 죽이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경제 파급효과는 생각지도 못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난했다.
혼자 술을 즐기는 '혼술족'들도 기준이 너무 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덕구에 사는 B 씨는 "퇴근 후 집에서 소주 몇 잔으로 하루 고단함과 스트레스를 풀곤 했는데, 이마저도 못하게 되는 것"이라며 "아침 단속은 기준을 달리하던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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