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군이 칠갑산장승공원에 신축 중인 공중화장실이 예산 낭비 논란에 휩싸였다.〈사진〉
신축 중인 화장실의 건축면적은 63㎡(약 19평)로 땅값을 뺀 공사비만 무려 4억 원이다.
3.3㎡(1평)당 2000만 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화장실을 두고 일부 주민들은 상식을 넘어선 금액이며, 코로나로 모두 힘든 시기에 위화감마저 든다는 주장이다.
군은 내달 15일 준공을 목표로 한옥 화장실을 표방하며 대치면 장곡리 67-15 칠갑산장승공원 내 주차장 용지에 공중화장실을 짓고 있다.
장승공원 내 공중화장실이 한곳밖에 없어 관광객이 인근 식당의 화장실을 이용하는 불편을 해소한다는 취지다.
화장실 총 공사비 중 건축비는 관급 자재 포함 3억여 원으로 3.3㎡(1평)당 1580여만 원이 소요된다.
지붕에는 기와가 올라가고 기둥은 나무를 사용했지만, 벽체는 일반 콘크리트 벽돌이 사용되면서 건축비용이 과다하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은 공중화장실이 필요하더라도 일반 주택 건축 비용의 4~5배, 최근 분양한 청양읍 공용주택 35평형 분양가의 두 배와 맞먹는 세금을 들인다는 것은 주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주민 A 씨는 “내 집과 같은 평수인데 값은 4배 더 비싼 화장실을 바라보는 마음이 씁쓸하다”며 “취약계층의 열악한 화장실 환경 개선에 더 집중하는 것이 위민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군 관계자는 “화장실 건축비가 다른 건축비보다 비싸기도 하지만, 주변 경관에 맞춰 기와를 얹다 보니 더 소요된 측면이 있다"면서 “공중화장실 신축을 위해 도비 확보에 나서 예산의 반은 도비가 투입됐다”고 밝혔다.
한편 칠갑산장승공원은 우리 전통 장승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1999년 청양군이 조성했다.
청양은 오래전부터 곳곳 마을에서 장승제를 올려온, 한국 최고의 장승문화보존지역이다.
칠갑산장승공원에는 국내 최대 장승으로 무려 11.5m 높이의 칠갑산 대장군과 칠갑산 여장군이 있으며 각종 고서와 사진자료를 통해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복원한 시대별 장승들도 만나볼 수 있다.
또 미국이나 캐나다 등 외국에서 가져온 독특한 외국 장승들도 눈길을 끈다.
청양=최병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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