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9일 충청 출신 독립운동투사인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권 도전 선언을 한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선택한 출마 선언 장소를 두고 대권 행보에서 충청권을 안고 가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24일 대변인을 통해 이날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국민 여러분께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며 밝혔다.
윤봉길 의사는 충남 예산 출신으로 1932년 4월 29일 일왕의 생일날, 행사장에 폭탄을 던져 일본 상하이파견군 대장 등을 즉사시키는 거사를 치르고 현장에서 체포돼 순국한 충청이 낳은 독립운동가다.
부친 고향이 충남 공주인 윤 전 총장은 보수 진영 충청권 대선주자로 분류되고 있다. 정치인들은 공직 선거 출마 선언 장소의 상징성에 의미를 부여하기 마련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윤 전 총장이 충청 출신 윤봉길 의사 기념관을 선택한 것은 대선 레이스에서 충청권은 안고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장에 부친인 윤기중 교수와 함께 나와 같은 의미의 메시지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5월 말 충청 5선 정진석 의원(공주부여청양)과의 만찬 회동 자리에서도 충청권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는 것이 정 의원의 전언이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선 윤 총장이 출마 장소로 이곳을 택한 이유와 관련해 자신이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 그리고 애국과 헌신 등의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첫 공개 행보 장소가 항일 투쟁에 앞장섰던 우당 선생의 기념관이었고, 이번에 고른 장소도 독립투사인 매헌 선생의 기념관이라는 점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출마선언에서 정치 참여를 공식화하고, 대선출마 의사, 국민의힘 입당 여부 등에 대한 의견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9일 퇴임 후 첫 공개 행보로 남산예장공원에 문을 연 우당 이회영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 기자들에게 "국민 여러분의 기대 내지는 염려, 이런 걸 제가 다 경청하고 다 알고 있다"며 "좀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선 "제가 걸어가는 길을 보시면 차차 아시게 되지 않겠나 싶다"고 갈음했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내 대선주자 지지도와 여권 주자와의 가상대결에서도 대체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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