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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부모가족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는 사회

강병선 대전시 가족돌봄과장

이해미 기자

이해미 기자

  • 승인 2022-05-09 10:00
  • 수정 2022-05-09 13:49

신문게재 2022-05-10 10면

강병선 과장님
강병선 대전시 가족돌봄과장
5월 10일은 네 번째로 맞이하는 '한부모가족의 날'이다. 5월 10일을 '한부모가족의 날'로 정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입양의 날'인 5월 11일 전날로 지정해 '원 가정에서 양육하는 것이 입양보다 우선'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최근 우리 시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서 따뜻한 소식이 들려왔다. 입양을 보냈다가 원 가정에서 양육하기로 해서 시설로 돌아온 아이가 첫돌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대전시 가족돌봄과 직원들은 십시일반 모아 돌맞이 기념으로 아이에게 작은 선물을 보냈다. 어머님은 아이를 키우기가 힘들 때가 많지만 도와주시는 분들을 생각하며 힘을 내겠다고 감사의 편지를 보내주셨다. 행복한 순간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홀로 아이를 키우기 두렵고 벅차 입양을 수차례 고민하는 한부모들이 있을 것이다. 국내 입양아의 90%가 미혼모의 아동이라고 한다. 한부모가 양육을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는 수치다. 한부모가정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부담, 일과 양육 병행의 어려움이 입양을 결정하는 주된 이유일 것이다.



평생을 인권 운동에 바친 넬슨 만델라는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더 그 사회의 영혼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다"고 했다. 우리 사회는 모든 가정의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전시는 2013년 '대전광역시 한부모가족 지원조례'를 제정한 이후 지역 내 한부모가족의 생활 안정과 자립 지원을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했다. 한부모가족 구성원이 안정적인 기반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동양육비와 교육비, 가족문화체험활동비 등을 지원하고 양성평등기금을 활용해 저소득 한부모가족에게 생계비, 질병치료비 등을 지원해왔다. 또한, 6곳의 한부모가족복지시설 운영비 지원을 통해 입소자에게는 아이돌봄서비스와 상담·의료 사업을 진행하고 퇴소자에게는 자립정착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한부모가정 아이들의 돌봄 공백 문제가 심화됐다. 홀로 생계와 양육을 모두 책임져야 하는 한부모가정의 경제적 어려움 또한 가중돼 그들에게 보다 실효성 있는 서비스가 필요한 실정이다.

한부모가족에게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실태 파악이 중요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전의 한부모가족은 4만4341가구이며, 이는 대전 전체 가구의 7%를 차지한다. 정부에서 3년에 한 번 전국단위로 시행하는 한부모가족 실태조사가 있지만, 조사 대상 가구는 총 2500가구다. 이 중 대전은 99가구에 불과해 대전시 한부모가족의 실태를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대전시는 한부모가족의 어려움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실태조사를 추진할 것이다. '대전광역시 한부모가족 지원조례'에 한부모가족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를 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신설할 계획이다. 한부모가족은 소득, 계층, 형성과정 및 가족형태에 따라 다른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에 이들의 요구는 다양할 수밖에 없다. 대전시는 한부모가족의 생활실태와 정책수요 등 현장의 목소리를 능동적으로 파악할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정책의 미흡한 측면을 보완하고, 효과적인 지원을 하고자 한다.

한부모가정의 아이가 차별받지 않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들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고 귀를 기울일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을 지키는 데에도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하길 소망한다. /강병선 대전시 가족돌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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