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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 봄이 왔어요~

구례 벚꽃 길 다녀온 후기

우난순 기자

우난순 기자

  • 승인 2022-04-20 17:00

신문게재 2022-04-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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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하면 먼저 떠오르는 건 무엇인가요? 나는 노랑노랑 개나리와 분홍분홍 벚꽃부터 떠오른다. 특히 벚꽃 만개한 벚나무 길에서 걸으면 내가 마치 동화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느껴져 상상만 해도 가슴이 설레다. 꽃은 매년 때가 되면 피지만 이런 꽃구경하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벚꽃 개화 시기는 지역 따라 조금씩 다르고 개화기간도 그리 길지 않아서 주말에 날씨가 안 좋거나 일이 있어서 못 간다면 그 해의 꽃구경 시기를 놓치곤 했다.



올해는 참 운이 좋았다. 지난 주말에 구례 섬진강 벚꽃 길 찾아가봤는데 날씨도 좋고 꽃도 활짝 피어 봄 기분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파란 하늘 아래에 푸른 풀밭, 강가 양쪽 길에서 연분홍색 벚꽃, 노란색 유채꽃까지. 따사로운 햇빛이 포근하게 비춰주어 잔잔하게 흐르고 있는 강물, 나뭇잎, 꽃잎, 들판에 있는 유채꽃, 눈앞에 있는 길도 옆에 걷는 사람까지 모든 것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았다. 산들바람이 불어오면 꽃잎들이 한들한들 춤추듯 내려와 길가에 걷는 사람의 어깨와 머리위에 내려앉아 꼭 신부님이 입장하는 장면인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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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3년간 유치원, 학교에서 봄 소풍을 못 가 한이 맺힌 우리 막내딸, 돗자리랑 도시락을 꼭 싸달라고 졸랐다. 그래서 가져온 돗자리를 강가 풀밭에서 펼쳐 주먹밥, 샌드위치, 피자, 오렌지, 음료수를 차려놓아 점심을 먹었다. 역시 경치 좋은 곳에서 먹는 밥이 더 맛있는 법이다. 망원경도 챙겨왔다. 강물에 동동 떠다니는 오리가 여유롭게 수영하는 걸 잘 관찰하기 위해 망원경은 필수이다. 멀리 킥보드를 들고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는 가족들도 보인다. 꽃길에서 씽씽 타고 싶어서 킥보드를 가져왔을 텐데 아이들이 징검다리에서 시원한 물장난만 신나게 하고 있어서 옆에 있는 부모가 무거운 킥보드를 들고 있었다. 망원경으로 더 멀리를 쳐다보면 사방이 다 벚꽃으로 둘러싸여 있고 벚꽃길 끝이 안 보인다. 꽃구경 하러 온 사람들을 태운 차로 꽉 찬 큰 길을 넘어 멀리 있는 마을까지 분홍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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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은 필 때는 예쁘지만 금방 지니까 우울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벚꽃 필 때는 예쁘고 벚꽃이 지면 버찌(벚꽃 열매)가 생기니까 더 희망찬 것 같다. 올해 봄은 꽃구경을 잘 했으니까 곧 다가올 여름을 무성한 나뭇잎처럼 더욱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옥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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