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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매일 새 가족을 기다리는 250마리의 유기동물

6일 대전 유성구 금고동 시 동물보호센터 방문
지난해 유기동물 입양률 36% 그쳐…
입양 시 마리 당 최대 25만원 입양지원금 등 제공

정바름 기자

정바름 기자

  • 승인 2022-05-08 17:08
  • 수정 2022-05-09 08:51

신문게재 2022-05-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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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인 유기동물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5월 6일 오후 대전 유성구 금고동에 있는 동물보호센터. 강아지와 고양이를 비롯해 앵무새, 토끼, 기니피그 등 어떠한 사연으로 버려졌다 구조된 여러 동물을 보호하는 곳이다. 현재 보호 중인 유기동물은 250마리에 달한다.

유기동물들의 임시 보금자리로 이동했다. 사람이 오니 호기심에 몸을 힘껏 들어 올려 유리창 너머를 구경하는 강아지들이 있는가 하면 도도하게 뒷모습만 보여주는 고양이도 있었다.

유독 침울해 보이는 한 강아지가 눈에 들어왔다. 방금 전 입양을 하러 온 시민이 데려간 강아지의 자매다. 6개월 전 두 강아지는 어떤 이유로 버려져 센터에 들어왔다. 입소 당시 태어난 지 2개월 밖에 안 된 나이였다. 자매가 떠나고 같이 생활하던 공간에 홀로 남은 강아지는 계속 바깥만 바라보고 있었다.



센터에 따르면 대전의 유기동물 발생 수는 점차 줄고 있지만 입양률은 아직 50%도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근 3년간 입양률은 2019~2020년 26%, 2021년 36%에 그친다. 센터 관계자는 "그래도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개선으로 최근 주인반환율과 입양률이 높아졌다"며 "올해 4월까지 입양률은 44%에 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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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인 유기동물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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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인 유기동물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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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인 유기동물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이곳의 유기동물들은 비교적 최근에 들어온 동물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1~2년째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유기동물은 신고가 접수돼 동물보호센터에 들어오면 보호실 배정 후 10일간 주인반환 대기기간을 거친다. 이 기간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입양 절차를 밟는다.

이들을 돌보는 사양관리사와 얘기를 나누던 중 한쪽 다리가 없는 강아지가 보였다. 한쪽 다리가 없는데도 불편한 기색은 없어 보였다. 구조 당시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가 방치돼 피부가 썩은 상태였다. 사양관리사는 "급하게 절단 수술을 해 세 발만 남았지만 활동적이라서 다행"이라고 했다. 센터에는 떠돌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구조된 유기동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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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인 유기동물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다들 저마다의 아픔을 갖고 들어왔지만 사람을 경계하기보단 꼬리를 흔들며 반기는 아이들이 여럿 보였다. 이요안나 동물보호센터 팀장은 "유기동물의 경우 동물 자체의 문제행동 때문이 아닌 이사나 취직 등 개인 사정 때문에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며 "유기동물은 이미 사회화가 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배변 훈련 등 생활에 필요한 훈련들을 더 잘 익힐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대전시는 현재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시민에게 무료 내장형 동물 칩 시술과 전염병 키드검사를 지원한다. 센터에서 동물등록까지 완료한 시민에겐 마리 당 최대 25만원 유기동물 입양지원금과 5만원 상당의 입양선물을 제공하고 있다. 입양 예정자는 온라인 사전 교육(120분)을 이수해야 한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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