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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예고 조례 의견 제출이 스팸 메일? 대전교육계 3개 단체 "대전시의회 권위적 운영 규탄"

'대전광역시의회 기본 조례' 개정 관련 대전시의회 송활섭 의원 발언 논란
19일 본회의서 "조례안 예고 의견, 스팸메일처럼 운영위원회에 잔뜩 들어와"
대전교사노조·교총·공무원노조 "검토 의견·의원 간 논의 없이 개정 강행"

임효인 기자

임효인 기자

  • 승인 2024-06-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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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하철 대전교총 회장, 이윤경 대전교사노조 위원장, 채정일 대전교육청공무원노조 위원장 등이 25일 오전 대전시의회 앞에서 의회 운영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대전교육을 매도하지 말고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는 의회가 되십시오."

대전시의회 의원이 조례안 입법예고에 대한 의견을 '스팸메일'에 빗대면서 해당 의견을 제출한 교육계가 반발하고 있다. 대전 교육계 3개 단체는 시민 의견을 무시한 해당 의원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대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대전교사노조는 25일 오전 대전시의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있었던 대전시의회 의원의 스팸메일 관련 발언을 규탄했다.



대전시의회 송활섭 의원은 6월 19일 오전 열린 시의회 본회의서 교육계가 제출한 입법예고 의견에 대해 "설동호 교육감을 비롯해 여러 교장, 원장, 관장, 학교장, 교원단체 관계자, 노동조합 관계자, 수련원장, 거론하지 못할 정도로 무슨 스팸메일처럼 운영위원회에 잔뜩 들어왔다"며 "내용을 보니까 거의 비슷한 내용"이라고 발언했다.

교육계가 제출한 의견들은 앞서 7일 대전시의회가 입법예고한 '대전광역시의회 기본 조례 일부개정안 조례안'에 대한 것이다. 해당 조례안은 대전시 조직개편에 따라 신설된 교육정책전략국이 대전시의회 상임위 중 하나인 교육위원회에 포함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교육위원회는 대전교육청 소관에 속하는 사항만을 직무로 했는데, 이번 개정에 따라 대전시 교육정책전략국이 추가됐다. 대전시 교육정책전략국은 대학교육과 평생교육 등 대전 시민을 대상으로 한 업무를 포함하면서 교육위원회의 업무 범위 역시 확장되는 구조다.

교육계는 이 같은 조례 개정이 대전 유·초·중·고등학교의 기본교육 소홀을 야기하고 교육청의 학교 교육 지원이 위축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3개 단체는 "대학교육과 평생교육 등 대전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업무가 추가될 경우 유초중고학교의 기초교육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현재 교육위원회는 대전교육청과 함께 학령기·청소년 학생들의 기본교육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있다. 새로운 업무가 추가됨으로써 교육위원회의 자원이 분산돼 기본교육이 소홀해질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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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3개 단체를 비롯해 해당 조례안 입법예고에 대한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3개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운영위원회 의원이 우리 3개 단체가 의견을 냈으니 검토하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13일 운영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의 의안검토보고에서는 우리와 약속한 검토 의견은 한 줄도 없었으며 의원 간 논의조차 하지 않은 채 조례 개정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의견은 대전의 발전과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진심 어린 목소리"라며 "대전시의회가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모든 의견을 존중하며 투명하고 공정한 의사결정을 하길 촉구하며 모욕적 발언과 시민의 의견을 무시한 해당 의원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송활섭 의원은 이번 논란에 대해 "5월 초 집행부가 조직개편안을 진행하는 동안 시의원의 의견을 들었고 운영위원회 사전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듣고 투표 결과 상임위를 교육위원회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이후 교육청 관련 단체들과 여러분이 찾아오고 의견을 보내주셔서 이와 관련한 회의를 다시 소집하고 재투표를 통해 최종 상임위에 의결하고 본회의장에서 별다른 이견 없이 통과됐다"고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스팸메일'이란 발언과 관련해서 그는 "당일 김민숙 의원이 5분 발언에서 본인을 언급해 신상발언을 하던 중 원고 없이 사실을 말씀드리는 과정에서 일부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함에 오해하게 된 점이 이렇게 됐다"며 "시민들 앞에서 절제된 말을 했어야 하는데 말실수가 있었다. 부적절한 언어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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