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도들을 성폭행하고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에 대한 항소심 4차 공판에서 법원이 이번 사건 증거 중 하나인 피해자 메이플 씨의 녹취파일이 조작됐는지 여부를 감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놨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병식)는 25일 정 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감정을 의뢰한 대검찰청과 사기업 모두 원본이 없어 감정할 수 없다는 답변이 왔다"며 녹취파일에 대한 양측 감정신청을 모두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해당 녹취파일은 메이플 씨가 정 씨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당할 당시의 상황을 녹취한 것으로 휴대폰에 저장돼 가상의 클라우드에 보관되었으나 현재는 삭제되고, 그 전에 내려받은 복사본만 존재하는 상황이다.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인과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를 증인으로 채택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고, 다음 공판 때 증인으로 출석시켜 녹취파일 감정 과정과 의견을 묻기로 했다.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 측이 메이플 씨를 다시 증인으로 법정에 나올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에 "성폭력 피해자를 다시 불러 묻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거절했다. 재판부는 7월 25일 속행해 증인신문을 진행한 뒤 재판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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