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 국회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적극적인 쇄신 의지를 밝히고 나서면서다. 사실상 지역에서 '왕'처럼 군림하던 국회의원들이 기득권 정치 타파를 외치면서 앞으로 진행될 7월 지역위원회와 8월 시·도당 개편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이 연 8회 지방선거 패배 원인 분석 2차 토론회의 모습. [출처=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
그러나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 대전시당 주최로 열린 8대 지선 평가 토론회엔 조승래(유성구갑)·박영순(대덕)·황운하(중구) 의원이 참석해 당원들과 낙선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지선 패배가 당 지도부의 판단 미스와 잘못된 공천 설계 때문임을 인정하고 당 재건에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더 나아가 조승래 의원은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시당과 지역위원회의 민주적 운영, 공천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시스템 개혁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2일 평당원과 지지자들이 중심이 되어 주최한 '만민토크콘서트'에도 참석해 당의 혁신 방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최근 대전 민주당 국회의원들도 저녁을 겸한 간담회를 통해 관련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충남에선 문진석(천안갑) 의원이 기득권 내려놓기에 나섰다. 문 의원은 지역위원회가 둘 수 있는 각급 위원회의 위원장을 투표로 결정하고 지역위원장 역시 당원들의 동의를 얻어 인준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역위원장의 제 사람 심기가 당연시되던 전국대의원과 상무위원도 지원 인원 초과 시 추첨으로 뽑을 예정이다.
당내에선 국회의원들의 이런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거센 패배 책임에 직면하고 오히려 자신들이 혁신 대상으로 지목되자 이를 모면하기 위한 일시적인 '액션'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모 인사는 "당원들에게 먼저 사과하고 국회의원으로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책임 있는 역할을 약속한 점은 모두 높게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2년 뒤 자신들의 정치생명이 걸린 총선을 앞두고 정말 기득권을 내려놓을 수 있을지, 당원들의 민주적인 의사 결정 참여가 이뤄질진 솔직히 미지수"라고 했다.
결국 7월 지역위원회, 8월 시도당 개편으로 이어지는 권력개편 과정이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당 혁신에 성공해 신뢰 회복의 출발선이 될지, 기득권 정치를 답습해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지 결정된다는 얘기다.
조승래 의원은 "7월 지역위원회, 8월 시·도당 개편 그리고 중앙당 전당대회가 열려 지역부터 중앙까지 새로운 체제를 구성하게 된다"며 "앞으로 이 과정이 지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 시험대라 생각하고 다시 신뢰받는 민주당이 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겠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