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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레일 채용 시험 논란은 신뢰의 문제

  • 승인 2023-03-27 16:28

신문게재 2023-03-28 19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합격자가 뒤바뀌어 물의를 빚고 있다. 연이은 안전사고로 최근 사장이 해임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코레일은 21일 오후 2시 상반기 공채 필기시험 합격자를 발표했으나 인턴가점과 보훈가점이 누락된 9명을 뒤늦게 확인하고 6시간 만에 합격자 발표를 정정했다. 18명의 당락이 뒤바뀐 상황에 대해 코레일은 채용 과정을 맡긴 외부업체의 행정상 오류 탓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이번 공채에는 1만4000여명이 응시해 1990여명이 필기시험을 통과했다. 코레일은 외부업체의 행정상 오류에 따른 단순 실수이기 때문에 탈락자 구제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기업은 청년층이 선호하는 직장이다. 몇 시간 만에 불합격 통지를 받은 응시자를 생각한다면 단순 실수로 치부해 아무 일 없었던 듯 지나갈 사안이 아니다.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코레일의 내부 상황은 혼란스럽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봉역 코레일 직원 사망 사고와 잇단 열차 탈선 사고의 책임을 물어 이달 초 나희승 사장을 해임했다. 안전사고 등 부실경영에 책임이 있다는 국토부의 감사 결과를 수용한 것이다. 코레일은 지난해 공공기관 평가에서 36개 공기업을 포함한 전체 130개 평가기관 가운데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경영부실과 안전 사고 등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한 것이 코레일의 현실이다.

코레일은 20일 대전사옥에서 고준영 사장 직무대행 주재로 주요 사업부서장 및 지역본부장 등 경영진 38명과 '2023년 부서장 책임경영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각 부서장이 뚜렷한 목표를 갖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코레일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 요지다. 경영 위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탑승객의 신뢰와 안전이고, 기간 산업인 철도를 책임질 인재를 뽑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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