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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의회 해외연수, 실효성 있어야

  • 승인 2023-08-22 18:19

신문게재 2023-08-23 19면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트램 시찰을 이유로 8개월 만에 또 해외연수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산건위는 '크리스마스 시즌'인 지난해 12월 19~26일 프랑스·스페인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 도시재생 사례 현장 체험과 트램 체험을 통해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명분이었다. 이번에는 26일부터 6박 8일 일정으로 호주 주요 도시의 트램을 시찰할 계획이다. 호주의 트램 기술이 앞선 유럽 출장지보다 우수해 해외연수를 기획했다고 한다.

산건위는 지난해 유럽 해외연수 후 호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관광에 치우친 부실한 연수 일정에 의원 연수결과 보고서는 인터넷 자료를 베끼거나 다른 기관의 국외공무결과 보고서나 전임 시의원들의 해외연수 보고서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샀기 때문이다. 도시재생 사례 및 트램 체험이 연수의 주된 목적이었지만 정작 관련 기관을 방문하거나 전문가를 면담하지도 못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 파행 사태 이후 공직자들의 해외연수에 대한 국민 시선은 곱지 않다. 여성가족부와 전북도 등 공무원들이 잼버리 대회 준비 명목으로 99건의 해외연수를 다녀왔으나 대회 개최 경험이 없는 유럽 등 외유성 출장이 밝혀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부안군의회는 부안군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크루즈항 유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이달 말 3박 4일 일정의 싱가포르 크루즈 연수를 계획했다가 비난 여론에 전격 취소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지방의회에서 관행적으로 의원 국외여비 명목의 예산을 따로 떼놓는 것은 실효성 있는 연수를 통해 지방자치의 전문성을 높이자는 의도다. 하지만 대부분 지방의회 해외 연수는 관광 일정에 치우친 '바람쐬기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산건위의 이번 호주 출장은 이런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산건위 의원들이 시민과 해외연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보고서가 아닌 '보고회'를 연다면 불필요한 논란은 차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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