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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장우 대전시장 "0시 축제, 대전의 긍지 느끼도록 강화"

한여름 도심 한복판 축제 역발상… 110만명 방문, 안전사고 ZERO 등 성과
와인페스티벌 존폐 검증하고 사이언스페스티벌은 확대… 대청호 규제 완화 가능성 충분
“시민 평가 제대로 받은 후 국가경영 준비… 대전에 모든 역량 쏟을 것”

송익준 기자

송익준 기자

  • 승인 2023-08-24 16:48
  • 수정 2023-08-24 17:07

신문게재 2023-08-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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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대전시장이 24일 오전 시청 응접실에서 중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0시 축제는 이장우 대전시장의 역발상에서 출발했다. 봄, 가을이 아닌 한여름에, 그것도 바닷가나 산이 아닌 도심에서 즐기는 축제에 대다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나 이장우 시장의 판단은 적중했다. 추정 방문객만 110만 명, 행사예산(29억)의 50배(1500억)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0시 축제는 오랜만에 원도심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었음은 물론 외지 방문객이 70%에 달해 대전 도시 브랜드를 높이는 효과도 거뒀다.

이장우 시장은 만족하지 않고 있다. 축제 기간 행사장을 내내 지키며 20여 가지 보완점을 메모했다. 축제장과 무대의 효율적 배치와 특화된 콘텐츠 개발은 물론 0시 축제에 과학기술 수도 대전의 위상을 담아내 긍지를 높이는 방안까지 그의 머릿속은 벌써 다양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24일 이장우 시장을 만나 이번 0시 축제 평가와 향후 개선 방향, 그리고 하반기 집중할 시정 현안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전시 추산 110만 명 이상이 0시 축제를 찾았다는데.
▲0시 축제가 14년 만의 부활이었다. 시민의 협조와 수준 높은 안전의식으로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성황리에 행사를 마무리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100만 명을 목표했으나, 기대 이상의 방문객들이 0시 축제를 찾아주셨다. 그중에서 외지 관광객이 70% 차지해 세계적인 축제로의 성장 가능성도 확인했다. 축제 기간이었던 9일간 중앙로·대종로 일부 구간 교통통제와 불편을 감내해주신 시민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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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성희 기자
-축제 기간 내내 행사장을 방문해 현장을 살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장에서 책임자로서 축제를 평가해본다면?
▲하루에 현장을 3바퀴씩 돌았고 퇴근은 매일 새벽 1시에 했다. 이렇게 하니 하루에 3만보씩 걷게 되더라. 축제는 결국 얼마나 관광객을 모으고 최대한 안전하게 치르는 것이 핵심이다. 0시 축제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했다. 단순히 먹고 노는 행사가 아닌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일조했고 외지 관광객 또한 유입에 성공했다. 특히 바가지 요금 없이 행사를 치른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시민 정신뿐만 아니라 상인 정신도 빛났다. 행사장 인근 점포 매출이 0시 축제 기간 크게 증가한 만큼 원도심 상권 회복의 가능성을 엿본 점도 성과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보완점을 찾겠다.

-원도심에서 0시 축제를 열어야겠다고 생각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축제는 곧 경제다. 우선 침체한 원도심 경제를 살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또 대전역과 옛 충남도청 사이 근방에 주택단지가 없어 늦은 시간까지 축제 열기를 이어나갈 수 있다. 원도심 지하상가는 축제 기간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쉼의 공간으로 기능이 가능했다.

이와 함께 한여름 도심 한복판 축제라는 역발상으로부터 0시 축제가 출발했다. 축제 기간을 정하는데도 상당히 노력을 기울였다. 아이들과 학생들의 방학 기간, 그리고 도심에 차가 몰리지 않는 직장인들의 여름 휴가철을 골랐고 장마와 태풍, 낮과 밤의 일교차 등 그동안 날씨 변화도 세심하게 살폈다. 이 모든 게 맞아 떨어져 0시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로 이어졌다.

-그래도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적지 않다. 대전만의 매력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물론이다. 세계적 축제로 발돋움할 가능성은 충분히 검증됐다고 본다. 하지만 더 세밀한 보강이 필요하다. 축제 기간 20가지 정도 보완할 점을 메모했다. 축제장과 무대 배치, 과부하가 걸렸던 성심당 쪽 거리, 대전의 캐릭터 상품 개발, 축제 내 특화된 콘텐츠 등이 아쉬웠다. 특히 과학기술 수도로서 대전의 위상과 대전을 대표하는 정체성이 명확히 드러나지 못한 점도 아쉽다. 도시의 미래를 보여주는 미래존은 경우 공간이 넉넉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프로그램 특화 역시 고민할 부분이다.

영국 에든버러 축제를 살피러 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에든버러 축제를 따라 하려는 게 아닌 세계적 축제에도 문제점은 없는지 파악하고 0시 축제가 가야 할 길을 명확히 정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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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성희 기자
-축제 기간 운영한 차 없는 거리에 대한 불편이 있었다. 늦은 귀가 대책도 필요해보인다.
▲중앙로 일원의 차량을 전면 통제하고 교통혼잡을 피하기 위해 행사장 주변에 주차장을 마련하지 않았다. 대신 지하철을 연장·증편하고 셔틀버스를 운영했다. 그 결과, 지하철 3개 역(대전·중앙로·중구청역) 이용 승객이 전주 대비 81% 증가한 44만 925명이었다. 하루 13만여 명의 승객 수송도 무리 없이 진행했다.

다만 셔틀버스 이용자가 많지 않았는데, 원인 분석 후 운영방향 재정립할 생각이다. 택시조합 등과도 협의해 자정 이후에도 원활한 귀가 대책 방안을 찾아보겠다. 대학기숙사를 숙박장소로 제공했지만, 당일 취소가 많아 혼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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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성희 기자
-0시 축제를 계기로 옛 충남도청사부터 대전역 구간을 대중교통&보행전용 구간으로 정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차가 없으면 사람이 많이 모인다. 그렇지만 시민 공감대 형성과 신중한 검토가 우선이다. 차 없는 거리를 환호하는 시민들도 계시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상인이나 거주자도 상당하다. 향후 트램 도입과 함께 대중교통 흐름, 상인들의 우려, 시민들의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겠다.

-2024년 0시 축제 방향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올해는 생각보다 예산이 넉넉지 않아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내년에는 50억원 규모를 생각 중이다. 대행사업자가 1곳이었는데,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었다. 내년에는 예산을 증액하는 만큼, 대행사업자도 2곳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다.

또 지역 예술인과 청년들의 공연 기회를 확대하고 다양한 축제 기획상품 발굴, 차별화된 퍼레이드·먹거리존 확대, 꿈돌이 콘텐츠 강화 등을 생각하고 있다. 특히 대전이 세계 혁신지수 아시아 1위, 세계 3위라는 도시에 걸맞은 과학기술을 구현하는 콘텐츠를 보강하고 외국인이 참여할 수 있는 글로벌 콘텐츠도 기획하겠다.

축제 개최 시기는 바꾸지 않을 것이다. 다만 내년에는 광복절을 감안해 기간을 늘려 금요일부터 토요일까지 9일간 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매입 예정인 옛 대전부청사를 신속하게 리모델링해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찾을 예정이다.

-0시 축제가 마무리된 만큼 올 하반기 주도적으로 시정 역량을 집중할 분야나 현안이 있다면?
▲하반기에 제2시립미술관과 제2대전문학관 등 지속적인 문화인프라 구축과 함께 일류 경제도시 대전을 만들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할 생각이다. 나노·반도체, 우주항공, 바이오헬스, 국방 등 4대 전략산업과 양자, 핵융합 등 미래 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는데도 역량을 집중하겠다. 산업용지 500만평+a 이상 조성과 머크사와 SK온에 이어 나노·반도체 산업 파이 키울 앵커 대기업 유치도 전력하겠다. 15년간 착공 못한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의 2024년 상반기 착공과 유성복합터미널의 2025년 조기 준공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 시민 숙원 사업인 베이스볼드림파크는 2025년 시즌 개장 전 최신야구장 기능과 함께 대형공연 가능한 최고의 스포츠 시설로 만들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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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중 이장우 시장이 응접실에서 집무실로 자리를 옮겨 벽에 설치된 ‘디지털 공약실’에 빼곡히 적힌 민선 8기 대전시의 100대 핵심과제 추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이성희 기자
-대청호 규제 완화 문제와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후속 대책도 궁금하다.
▲대청호 규제 완화는 된다고 본다. 최근 환경부 고위직 물갈이 보도가 있었다. 이는 규제 일변도의 기존 환경부 정책은 더 이상 안 된다는 판단이 깔린 게 아니겠냐. 저를 비롯한 전국 시·도지사들도 환경을 지키는 것은 좋지만, 규제가 너무 지나치다고 호소한다. 특히 대청호는 하수 차집관로가 설치돼 있고 환경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고 있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한국타이어 사장을 만나서 대전 경제를 위한 신산업, 신탄진 발전과 지역 고용 등을 위해 두 가지를 주문했는데, 답변이 오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

-와인페스티벌과 사이언스페스티벌에 대해서도 한 말씀 해달라.
▲와인축제는 30만명이 오지 않으면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했다. 와인은 충북 영동이 특화돼 있는데… 최대한 보강해서 성공한 축제를 만들어 보라고 했으니 지켜볼 것이다.

사이언스페스티벌은 과학도시니까 더 확장하라고 했다. 장소도 엑스포시민광장과 한밭수목원까지 넓히고 축제 속에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핵심도시를 녹여낼 수 있어야 한다. 9월에 직접 준비상황을 보고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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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성희 기자
-여야 모두 충청대망론을 꿈꾸던 이들이 자취를 감췄다.
▲충청 정치인 중에 유력하게 대권에 갈 만큼 성장한 사람이 없는 게 현실이다. 그동안 후배, 사람을 키우지 않아서다. 우리당(국민의힘)만 보더라도 대전과 세종, 충남에서 중앙 정치무대와 대권을 준비할 수 있는 세대는 김태흠 충남지사와 성일종 국회의원, 나까지 3명의 젊은 그룹이라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정치인 출신 시장으로서 정국현안에 적극적일 필요도 있다고 보는데.
▲(나의) 정치적인 성공과 실패는 이 도시(대전)에 달려 있다고 본다. 150만 도시를 잘 가꾸고 삶의 질을 높여 도시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책임이 있다. 시민들이 획기적으로 발전했다고 체감할 때까지 대전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 시민들로부터 평가를 제대로 받아야 국가경영을 준비할 수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시민에게 한마디 해달라.
▲축제는 어느 한 사람의 노력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0시 축제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도록 애써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93년 엑스포 이래 역대 최대 인파가 몰렸고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축제를 마치는 등 잘한 점도 많았지만, 부족한 점도 분명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올해 0시 축제를 돌아보며 미흡 부분을 개선하고 선택과 집중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대담=윤희진 정치행정부장(부국장), 정리=송익준·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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